꽃밭에서 / 김형영어두워서하얀 꽃바라보고 있으면꽃은 오히려나를 바라보고나를 바라보는꽃바라보고 있으면나는 비로소나를 본다.눈 뜨고는차마바라볼 수 없는누더기 같은나를 본다.통회 시편 3 / 김형영나 비록 죄 지은 몸이오나주님께 고백하였더니내 허물 덮어주시고내 죄 묻지 않으셨도다.철없는 노새처럼 되지 않으려고뙤약볕에 시든 풀잎처럼나 주님 앞에 엎드렸더니내 머리에 손 얹으셨도다죽음의 파도가 밀어닥쳐주님 품에 뛰어들었더니이 몸 안아주시고내 갈 길 일러주셨도다.기억할지어다 / 김형영한반도의반도의 반도 사람들은기억하지꼭두새벽이면새끼 몇 발씩 꼬아들고변산으로 떠나던 우리들의아버지와 어머니를,기억하지그 떠나던 뒷모습을아침이 되고 낮이 지나마침내 어둠이 대지를 누르면기다리고 기다리고 또기다리다가,너무 어두워눈으로 기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