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四時田園雜興》(選一)
范成大
晝出耘田夜績麻 (주출경전야적마) 낮에는 밖에 나와 밭을 갈고 밤엔 길쌈하며
村庄兒女各當家 (촌장아녀각당가) 시골집 아녀자들 각자가 집안일을 맡고 있다.
童孫未解供耕織 (동손미해공경직) 어린자식 손자들 함께 밭 갈고 베 짤 줄 몰라,
也傍桑陰學種瓜 (야방상음학종과) 뽕나무 그늘에서 참외 씨 뿌리는 걸 배우네.
註釋
績麻(적마): 삼에서 실을 뽑음
村庄 : 살림집 외에 시골에 따로 장만해 두는 집. 農幕(농막).
種瓜 : 참외 심기. 옛날에는 통상적으로 참외를 과라 했음
註解
≪사시전원잡흥(四時田園雜興)≫은 남송(南宋)의 시인 범성대(范成大)(1126~1193)가
그의 나이 61세에 지은 전원시(田園詩) 모음으로 60수의 절구(絶句)로 되어 있다.
그는 1183년 58세 때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 소주(蘇州)로 돌아가 석호(石湖) 부근에 은거하며
전원의 여러 모습을 몸소 체험하고 이것으로 1년의 시간 동안 시를 써냈다.
이 60수에는 전원의 한적한 풍경, 농촌의 정겨운 인심, 절기에 따른 농촌 풍속, 전원생활의 즐거움,
농사의 고달픔, 사회의 모순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사시전원잡흥≫은 계절의 순서에 따라 12수 씩 <춘일전원잡흥(春日田園雜興)>, <만춘전원잡흥(晩春田園雜興)>,
<하일전원잡흥(夏日田園雜興)>, <추일전원잡흥(秋日田園雜興)>, <동일전원잡흥(冬日田園雜興)>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배열에 어떤 특정한 의도나 구조가 있지는 않다.
근래 중국에서 ≪사시전원잡흥≫은 중국 고대 전원시의 집대성이라는 명성까지 얻고 있다.
전원시인으로서의 범성대의 명성 또한 주로 이 시 모음에 기인하며
그의 명성은 고대 중국에서는 도연명(陶淵明)과 필적하거나 또는 도연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四時田園雜興] (고전해설ZIP지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