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이쿠
-허수아비 뱃속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네
-미안하네. 나방이여. 난 너에게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그냥 불을 끄는 수밖에
-붉은 꽃잎 하나가 소똥 위에 떨어져 있다. 마치 불꽃처럼
-나비 한 마리. 돌 위에 앉아 졸고 있다. 어쩌면 나의 슬픈 인생을 꿈꾸고 있는지도 몰라
-이 달팽이. 뿔 하나는 길고 뿔 하나는 짧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걸 모르다니.
-여름 소나기, 잉어 머리를 때리는 빗방울!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내 집은 너무 작아, 내 집에 사는 벼룩들도 식구 수를 줄이네.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은
-누구를 부르는 건가. 저 뻐꾸기는? 여태 혼자 사는 줄 알았는데
-내 오두막에서는 휘파람만 불어도 모기들이 달려온다네.
-병이 들었지만 이 국화는 꽃망울을 맺었구나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홍시여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지
-이 숯도 한 때는 흰 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벼룩이에게도 밤은 길겠지
-나는 떠나고 그대는 남으니 두 번의 가을이 찾아오네.
-이 가을저녁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결코 가볍지 않다
-이 덧없는 세상에서, 저 작은 새조차도 집을 짓는구나.
-저 나비, 무슨 꿈을 꾸길래 날개를 파닥거릴까
-국이고 밥이고 모든 곳에 벚꽃 잎이 떨어져 내리네
-벌레들조차도 어떤 놈은 노래할 줄 알고, 어떤 놈은 노래할 줄 모른다.
-두견새야. 나머지 노래는 저 세상에서 들려다오-사형수
일어를 전공한 후배가 이런 재미있는 글을 보내왔다.
하이쿠(일본어: 俳句)는 일본 정형시의 일종이다. 각 행마다 5, 7, 5음으로 모두 17음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하이쿠는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인 기고(季語)와 구의 매듭을 짓는 말인 기레지(切れ字)를 가지는 단시(短詩)이다.
하이쿠를 만드는 사람을 하이진(俳人)이라고 부른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이쿠-잇사. 바쇼. 부손 (0) | 2018.07.09 |
|---|---|
| 대상포진 (0) | 2018.07.05 |
|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은 것은.... (0) | 2018.06.30 |
| 결정장애 증후군 (0) | 2018.06.30 |
| 白首過勞死 (0) | 2018.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