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名句經典 217

山窮水復疑無路;柳暗花明又一村

甘冥堂 2019. 2. 27. 15:39

22.山窮水復疑無路柳暗花明又一村


산 깊고 물 많아 길이 없는가 했더니

버들 우거지고 꽃 밝게 피는 저쪽에 또 한 마을이 있네

 

 

游山西村 / 陸游

 

산 서쪽 마을에 놀러가서

 

莫笑農家臘酒渾   농가의 섣달 술 탁하다고 웃지 마시게,

丰年留客足雞豚   풍년이라 손님 머물어도 닭 돼지고기 넉넉하다네.

山重水復疑無路   산 깊고 물 많아 길이 없는가 했더니

柳暗花明又一村   버들 우거지고 꽃 밝게 피는 저쪽에 또 한 마을이 있네.

蕭鼓追隨春社近   퉁소와 북소리 연이어 울리니 봄 社火가 가까운 듯,

衣冠簡朴古風存   의관 간단하고 소박하니 옛 풍습이 남아 있는 듯.

從今若許閑乘月   지금부터 한가히 달빛 타고 찾아와도 허락한다면

拄杖無時夜叩門   지팡이 짚고 무시로 밤에 찾아와 문 두드리겠네.

 

 

해설

육유의 손끝을 통해 시골의 봄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농가의 술은 도시의 술처럼 잘 걸러지지 못해 텁텁하였지만,

손님을 대접하는 농민들의 열정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감동적이었다.

한가한 생활 속에서 연례행사인 봄 제사가 다가왔음을 실감하였다.

농민들이 피리를 불고 북을 두드리며 제례 의식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복장은 예전처럼 소박하였다.

 

당시 관리직에서 떠나 있던 육유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그래서 달빛 비치는 밤을 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지팡이를 붙잡고 농가를 돌아다니며 한담을 나누는 것도 정말 좋겠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강산으로 에워싸여 길 없나 의아해 했더니, 짙푸른 버들과 활짝 꽃핀 마을 하나란 구절은

지금까지도 널리 애송되는 명구이다.

아름다운 경치 속에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오랜 동안 곱씹어 맛을 음미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