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남침 시
마을 빨갱이들이
할아버지를 행랑채 퇫마루 아래에 꿇어 앉히고
아버지의 행방을 취조하고 있었다.
모른다고 하자
도끼로 할아버지 머리통을 내리 찍었다.
같은 질문에
또 다시 모른다고 하자
다른 도끼가 할아버지 머리통에 박혔다.
핏물이 튀어 사방에 퍼졌고
땅바닥은 피로 흥건해 졌다.
결국 할어버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할머니 어머니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울며불며
시신을 집으로 옮겼다.
천우신조로 할아버지는 깨어나셨다.
기적이었다.
내 어린 기억에
할아버지 머리 한 가운데에는
반질반질한 두 줄의 깊이 패인 자리가 있었고
그곳엔 머리털이 없었다.
그때 도끼에 맞은 자리였다.
어머니는 살아생전에 가끔씩 이런 얘기를 들려주셨다.
빨갱이들의 만행. 피란생활, 수복 후 고생 등.
나보다 4살 위인 누나도 이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을만들기 활동,
주민주도의 풀뿌리 운동의 일환으로 마을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을 아카이브는 집단과 개인의 기억이 만나는 곳, 공공기록과 민간기록이 만나서
지역의 전체상을 기록으로 보여주고,
지역주민이 능동적으로 집단기억을 형성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archive
아카이브란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둔 파일을 말한다.
6.25 참상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도 마을만들기 활동으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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