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만 들고 왔다갔다 하며
책은 읽는지 마는지, 노는 데만 열중이다.
그렇게 해서 무슨 공부가 될까. 그러나
야단도 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한창 자랄 나이에 너무 책상에만 붙어 있는
것도 별로 권할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아닌가?
까짓 단어 한자, 공식 하나 모른다고
뭐가 대수인가?
그렇게 뛰어놀면서도
학교에 가면 선생님 말씀도 들을 것이고
나름대로 읽거나 그리는 것도 있을 터.
콩을 시루에 넣고 물을 부으면
그 물은 금방 빠져나가 버리지만
이윽고 때가 되면 콩나물이 된다.
공부나 지식이라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하고 또 하고
보고 또 보게 되면 몸에 배게 된다.
그렇듯
모든 게 때가 되면 무르익게 되는 것이니
아이들 공부하라고 채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노땅도 마찬가지다.
두어 시간 들여다 보다 하품 한 번 하면
지금까지 읽은 것이 그만 다 날아가 버린다.
그렇더라도 어쩔 수없다.
콩에 물주듯 계속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이윽고 때가 되면
오래 묵어 메마르고 썪었던 콩도
그럴듯한 콩나물이 될지 누가 알겠나?
아침 해장으로
콩나물국을 마시며 별 생각을 다한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白駒過隙(백구과극) (0) | 2019.12.17 |
|---|---|
| 후세 사람이 오늘의 우리를 보듯 (0) | 2019.12.16 |
| 책을 엮으며 (0) | 2019.12.13 |
| 김우중 회장 (0) | 2019.12.10 |
| 연암 박지원의 醉中言辭 (0) | 201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