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진(東晉)의 도잠(陶潛, 365-427)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이미 지나간 잘못은 탓할 수 없음을 깨닫고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앞으로의 일은 해볼 수 있음을 알았노라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잘해야지.
이미 년륜이 쌓였으니 무언가 자신감이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來者尙可追 (래자상가추) 앞날은 그래도 어찌해 볼 수 있으니
自此須更始 (자차수갱시) 이제부터 반드시 다시 시작하리라.
.
조선 중기의 漢文四大家 중 한 사람인 谿谷 張維 (계곡 장유 1587~1638)의 시 일부다.
지난날 핍박받아 벼슬길을 물러난 것은 어찌할 수 없으나
이제부터 반드시 다시 시작하리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새해 각오다.
년말을 맞아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세월만 허비한 느낌이다.
하기야, 언제 그렇지 않은 해가 있었으리오마는
해가 갈수록 허무한 느낌이 더하지는 건 무슨 까닭인가?
그렇더라도 새해 다짐은 해야한다.
나도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리라."
건강하게. 열심히. 정성을 다할 뿐이다.
부러울 것도, 욕심낼 일도 없다.
八風吹不動
온갖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새해 庚子년은 흰 쥐의 해라고 한다.
토정비결을 풀어 본다.
"말을 타고 장안을 달리니 봄바람에 그 뜻을 얻게 되는 형국이며
마음이 이미 활기차니 매사가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미 다 이루어진 것 같으니
지난 해를 아쉬워 하거나 새해를 새롭게 다짐할 필요는 없겠다. ㅎ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