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회의원 총선거 날이다.
누구를 뽑을까?
겉만 번지르르 헛 공약을 남발하는 자를 뽑을까.
반대만 일삼는 자를 뽑을까.
아니면 일 억씩 준다는 자를 뽑을까?
좌빨이냐 보수꼴통이냐?
매번 그래왔지만 이번 선거를 잘 해야한다.
300명이라는 머리 숫자가 너무 많은 게 흠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기에 웃기도 하고 핏대도 세운다.
매우 비싼 세금을 낭비하면서
저질 코메디를 보는 심정이기도 하다.
신문기사를 인용해본다.
어쩌면 우리도 이런 자들을 뽑는 것은 아닌지 섬찟한 느낌도 든다.
미천하거나 장사 솜씨 좋은 자들이야 뭐 탓할 게 없지만
뻔뻔스런 자. 막무가내인 자. 온 가족이 무례하고,
오만과 독선. 비리에 얼룩진 강남좌파...
이런 자들은 정말 곤란하다.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겁나기도 하다.
아테네 거리의 소시지 상인이 정치 입문 제안을 받는다.
그에게 정치인의 공통된 특징, 즉
▶미천한 출신 ▶장사 솜씨 ▶뻔뻔스러움 ▶막무가내 ▶온 가족의 무례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유자는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비열하고 무지해야 하네”라고 강조했다.
거의 2500년 전에 나온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기사’(hippheis) 중 한 대목이다.
민주정 하에서의 ‘정치인 비난하기’가 얼마나 오래된 유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유권자도 늘 당당하지는 않다.
영국 국민은 2차 대전 종료 직전 총선에서 윈스턴 처칠을 버렸다. 처칠은
“위대한 민족은 언제나 그들의 위대한 지도자를 배신한다”고 한탄했다.
우리에게도 “투표한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는 말이 대변하듯
선택을 후회한 전례가 적지 않다.
상대가 누구든 지난 선거에서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말고,
야무지게 배신하자.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배신을 먹고 자란다.1
- 중앙일보 박진석 사회에디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