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웅큼씩 한 웅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늙은 장사익이
흰수염 쭈굴하여 부르는 노래.
이게 노래인지, 청승인지. 장송곡인지...
고려장을 연상케하는 구슬픈 노래.
아들 길 잃을까 염려하여
솔잎을 길에 뿌리는 모정.
이게 꽃구경인가.
꽃도 봄도 세윌도
어머니에겐 아무 소용 없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너는 한번이라도 네 어머니를 업어본 적 있나?
옷깃 한번 잡으려도 아무 것도 없네.
어머니.
생각만 스쳐도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