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어느새 봄은 가고

甘冥堂 2020. 5. 14. 13:34

 

집 앞에 장미 한 송이 탐스레 피고

온 산엔 아카시아가 가득하다.

꽃 따라 이동하는 양봉 아저씨들

어느새 목 좋은 곳에 진을 쳤다.

 

언제 벌써 이리 되었나?

봄바람.

아니지. 입하가 지났으니 초여름이지.

바람 불고 비 내려 몸이 움추러드는데

그런데도 세월은 빠르게 흘러 간다.

 

그늘막에 앉아

채소보다 잡초가 더 크게 자란 밭을 바라보며, 차라리 갈아엎고 다시 심을까.

 

아니지. 그래도 농부가 먹을만큼은 남겨두겠지.

호스를 끌어다 물을 준다.

 

들고양이 한 마리

아무 생각없이

만물의 영장 앞에서 오줌을 싸는 한낮.

세상이 이렇게 고요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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