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봄맞이 한시

甘冥堂 2021. 3. 21. 07:57

1.天壽寺 - 崔斯立(최사립)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전류서비)

一壺來待故人歸 (일호래대고인귀)

眼穿落日長程晩 (안천락일장정만)

多少行人近却非 (다소행인근각비)

 

천수문 앞에는 버들개지 날리는데

술병 하나 들고 옛 친구 돌아오기 기다리네.

지는 해에 먼 길을 뚫어져라 보노라니

지나는 행인 벗인가 싶은데 가까이 오면 아니네.

 

 

이태준의 소설 <황진이>에서는

황진이가 이사종(李士宗)을 기다리면서 나타나지 않자

이 시를 읊조리며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 春日城南卽事 - 권근(權近, 1352-1409)

   봄날 성남에서

 

春風忽已近淸明 (춘풍홀이근청명)

細雨霏霏晩未晴 (세우비비만미청)

屋角杏花開欲遍 (옥각행화개욕편)

數枝含露向人傾 (수지함로향인경)

 

봄바람 어느새 청명(淸明)에 가까워

보슬비 보슬보슬 늦도록 개지 않네.

집 모롱이 살구꽃 활짝 피어나려는 듯

이슬 먹은 몇 가지 날 향해 기울었네.

 

淸明(청명) : 24절기의 하나. 춘분 다음. 양력 45,6일경.

霏霏(비비) : 비가 보슬 보슬 내리는 모양.

() : 날이 개다.

屋角(옥각) : 집 모퉁이.

開欲遍(개욕편) : 활짝 피어 흐드러지려고 함.

向人傾(향인경) : 사람을 향해 기울다. 비를 맞아 무게를 못 이겨 기운 모양.

 

 

 

3.述志(술지) - 길재(吉再, 1353-1419)

뜻을 말하다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 (월백풍청흥유여)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내산조어)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서)

 

시냇가 띠 집에 한가롭게 홀로 사니

밝은 달 맑은 바람 흥취가 넉넉하다.

바깥 손님 오지 않고 산새만 지저귀니

대숲으로 상을 옮겨 누워 책을 읽는다.

 

茅屋(모옥) : 띠로 지붕을 얹은 집. 초가집.

移床(이상) : 평상을 옮김.

竹塢(죽오) : 대숲이 있는 언덕.

 

 

 

4.竹長寺(죽장사)-정이오(鄭以吾, 1347-1434)

죽장사

 

衙罷乘閑出郭西(아파승한출곽서)

僧殘寺古路高低(승잔사고로고저)

祭星壇畔春風早(제성단반춘풍조)

紅杏半開山鳥啼(홍행반개산조제)

 

관아가 파해 한가해 성곽 서편 나서보니

중은 없고 절은 낡고 길은 높고 또 낮네.

제성단(祭星壇) 가에는 봄바람이 이른데

살구꽃 반쯤 피어 있고 산새가 울어대네.

 

 

竹長寺(죽장사) : 신라 때 창건 된 경북 선산에 있던 절. 현재 이름은 법련사.

衙罷(아파) : 관아의 업무가 끝나다.

乘閑(승한) : 한가한 틈을 타다.

僧殘(승잔) : 스님이 없음.

祭星壇(제성단) : 고려 때 별자리에 제사 지내던 제단.

 

 

 

5.次韻寄鄭伯容(차운기정백용)- (鄭以吾)

  차운하여 정백용에게 부치다

 

二月將闌三月來(이월장란삼월래)

一年春事夢中回(일년춘사몽중회)

千金尙未買佳節(천금상미매가절)

酒熟誰家花正開(주숙수가화정개)

 

이월도 다 가고 삼월이 다가오니

한 해의 봄 일이 꿈속에 돌아오네.

천금 줘도 좋은 시절 살 수는 없나니

뉘 집에 술이 익고 꽃이 한창 피었나.

 

將闌(장란) : 장차 늦어감.

正開(정개) : 한창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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