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31일
91. 犁牛之子 騂且角
(리우지자 성차각)
얼룩소 새끼가 색깔이 붉고〔騂〕 또 뿔이 제대로 났다면...
子謂仲弓曰 犁牛之子 騂且角이면 雖欲勿用이나 山川其舍諸아
(자위중궁왈 리우지자 성차각 수욕물용 산천 기사저)
공자(孔子)께서 중궁(仲弓)을 논평하여 말씀하셨다.
“얼룩소〔犁牛〕 새끼가 색깔이 붉고〔騂〕 또 뿔이 제대로 났다면 비록 쓰지 않고자 하나
산천(山川)의 신(神)이 어찌 그것을 버리겠는가?” (雍也 4)
이(犁)는 여러 가지 무늬가 섞인 것이다. 성(騂)은 붉은 색이니, 주(周)나라 사람은 적색(赤色)을 숭상하여
희생(犧牲)을 붉은 것을 썼다. 각(角)은 뿔이 완전하고 단정하여 희생의 규격에 알맞은 것이다.
용(用)은 써서 제사함이다. 산천(山川)은 산천(山川)의 신(神)이니, 사람이 비록 제사에 쓰지 않으려 하더라도
신(神)은 반드시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한 것이다.
중궁은 매우 어질고 착했으나 그의 아버지는 매우 모질었다. 옛날에 제사를 지내는 데에 얼룩소는 쓰지 아니하고,
붉고 뿔이 잘 난 소로 썼다.
아비가 얼룩소이지만 그 새끼가 붉고 뿔도 잘나고 잘 생겼다면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쓰지 않을지언정
산천의 신은 그 아비 어미를 상관하지 않고 그 새끼를 받아들일 것이다.
곧 중궁은 비록 그 아비가 모질기는 하지만 어진 중궁의 어짊은 반드시 쓰여질 데가 있을 것이라고
공자가 격려하는 말이다.
당시에는 사람은 좋은데 집안이 나쁘다는 이유로 등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상황에서 공자는 소위 개천에서 용 난 격인 중궁을 적극 옹호하면서 그를 크게 썼다고 한다.
공자의 보편적 어짊이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