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절주와 금주 사이

甘冥堂 2024. 5. 21. 17:39

며칠전 16일에도 과음으로 인해 다음날까지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는데
불과 사흘도 안 돼 또 만취되어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나흘 후 또 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그날도 보나마나 과음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모임에 빠질 수도 없고...

술 앞에 장사 없다.
한창 나이도 아닌 늙은 노땅이
술 취해 헛소리에 비틀대는 것도 민망하고
무엇보다 다음날 하루 종일 누워있는 건
더더욱 가족들 보기에 좋지 않다.

자제하며 절주를 해야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아예 술을 끊던가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된것 같다.

가뜩이나 기억력도 희미해지고,
건망증도 심해지는데
더 이상 음주는 몸에 이로울 게 없다.

허나
인생삼락에 술마저 없어지면 무슨 재미로 사나?


일찍이 蘇軾이 節飮食說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부터 하루 동안 먹고 마시는 양을
술 한 잔, 고기 한 조각으로 그칠 것이다.

귀한 손님이 있어 상을 더 차려야 한다 해도
그보다 세 배 이상은 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덜할 수는 있어도 더할 수는 없다.
나를 초청한 사람이 있을 때에는 미리 이 다짐을 알려준다.
주인이 따르지 않고 더 권하더라도 그 이상은 먹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첫째 분수에 맞으니 복이 길러질 것이요,
둘째 위가 넉넉하니 기운이 길러질 것이요,
셋째 비용이 절약되니 재산이 늘어날 것이다."

自今日以往, 早晩飮食,
不過一爵一肉.
有尊客盛饌, 則三之, 可損不可增.
有召我者預以此告之,
主人不從而過是, 乃止.

一曰安分以養福.
二曰寬胃以養氣.
三曰省費以養財.  


한동안 나도 이말을 명패로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닌적이 있었다.

<自今日以往 早晩飮食
不過一爵一肉>

친구들에게 놀림만 당했지만,
그래도 그 명패를 지금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그걸 다시 목에 걸고 다닐까?

'술 한잔에 고기 한 조각'

하여튼 절주를 하던 금주를 하던
무슨 결정을 내릴 순간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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