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한옥을 새로 수리한 지 일 년이 되었다.
새로 짓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헌 집 고치기'라는 말을 실감했다.
집을 수리하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 부엌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부엌 천정은 비가 샌지 오래되어 썪었다.
화장실 천정에 물방울이 맺혀 밑으로 떨어진다.
부엌에도 물이 떨어지거나
부엌 벽으로 물이 줄줄 흘러
온갖 그릇으로 물받이 통을 대신한다.
저러다가 화장실 천정이 내려 앉을지도 모른다.
화장실은 아예 물받이 세수대야를 받혀놓아야 한다.
화장실로 가는 복도에도
복도 이음새에도 물이 떨어진다.
이젠 아예 쪼개졌다.
천정 도배지에 이상스런 얼룩이 지는 것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지붕에 누수가 생겨 그리 된 것이었다.
문제는 그것을 고쳐달라고 했음에도
집수리 업자는 아무 대답이 없다는 것이다.
금년 들어 특히 6월 들어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부엌 천정과 화장실에서 물이 줄줄줄 흘러내리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그릇을 받혀놓고 수건을 깔아놓아도 그 흘러내리는 물을 막을 수가 없다.
화장실은 아예 커다란 물통을 받쳐 놓아야 한다.
이러다가 전기 합선이나 되면 어쩌지?
집수리 업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답장이 없다.
문자를 몇 번 보내도 소용이 없어,
이번에는 그 업자와 친구이자
그 수리업자를 내게 소개해준
인척인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한번 와보라고 했다.
동생이 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알았어요. 곧 연락할게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시 전화해 물어보니
"안 오겠다고 하네요."
이게 말이 되는가?
몇 억을 들여 수리할 때는 언제고,
이제 누수를 해결해 달라는데 이걸 모른 척하다니...
처음 집수리에 들어갈 때,
"다른 건 몰라도, 오래된 집이니까 물 새는 것과 집안을 따뜻하게 하는 것"에
신경을 써 달라며 신신당부를 했음에도,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쳐다도 안 보다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까?
같은 동네에 살면서 어찌 이리 매정하단 말인가?
누구를 원망하랴?
건축이나 집수리는 '아는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된다'고 주위분들이 그렇게 말렸음에도
'설마 그럴리야' 하며 공사를 일임해 버린 내가 잘못이다.
이걸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이미 등 돌린 업자를 손해배상 등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