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蝸角之爭

甘冥堂 2024. 7. 21. 09:53

< 와각지쟁(蝸角之爭) >

달팽이는 신기하게도 뿔이 넷입니다.
위아래 크고 작은 더듬이 넷이
제멋대로 엇갈리며 까딱거리는 게
꼭 다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달팽이 뿔의 다툼'이라고 합니다.
아무 소용없는 헛된 싸움을 뜻하지요.

느려터진 달팽이가 좁은 머리 위에서
자리 쌈박질까지 해대니 한심합니다.

그 꼴이 꼭 당권 다툼을 하는
여당의 모습같습니다.
지금 어떤 위급한 처지인지도
모르고서 말입니다.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부싯돌 불빛 같은
반짝 찰나에 기댄 몸이면서…'

그래도 달팽이는
느릴망정 뒤로 가진 않습니다.


위의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툰다는 말은
백거이의 詩 對酒에서 따온 것입니다.

蝸牛角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쇠뿔위에서 무슨 일로 다투나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불빛 처럼 짧은 인생인 것을
隨富隨貧且歡樂 (수부수빈차환락)  부자든 가난하든 기쁘게 살면 그만인 것을
不開口笑是痴人 (불개구소시치인)  웃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부싯돌 불빛같은 짧은 인생길에
이렇게도 어리석은 인생을 살고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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