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贈衛八處士 / 杜甫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 (인생불상견) 인생 살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게
動如參與商 (동여삼여상) 왕왕 삼성과 상성과 같다.
今夕復何夕 (금석부하석) 오늘 저녁은 또 어느 저녁이기에
共此燈燭光 (공차등촉광) 함께 이렇게 촛불을 켜고 있나?.
少壯能幾時 (소장능기시) 젊음이 얼마나 되나
鬂髪各已蒼 (빈발각이창) 귀밑머리 이미 회색이 되었네.
訪舊半為鬼 (방구반위귀) 친구 소식 들으니 반은 이미 죽었다는데
驚呼熱中腸 (경호열중장) 깜짝 놀랍고 내심 마음 아프네.
焉知二十載 (언지이십재) 어찌 알았으리, 20년 만에
重上君子堂 (중상군자당) 그대의 마루에 다시 오를 줄을.
昔别君未婚 (석별군미혼) 지난날 이별 때는 미혼이더니
兒女忽成行 (아녀홀성항) 딸아이들 벌써 줄을 이었구려.
怡然敬父執 (이연경부집) 상냥하게 아버지 친구를 반기며
問我來何方 (문아래하방) 내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네.
問答未及已 (문답미급이)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兒女羅酒漿 (아녀라주장) 아이들이 술상을 차려 온다.
夜雨剪春韭 (야우전춘구) 밤비를 맞으며 봄 부추 따고
新炊間黄粱 (신취간황량) 갓 지은 밥에 노란 메조 섞여있네,
主稱會面難 (주칭회면난) 만나기 어려울 거라 주인이 말하며
一舉累十觴 (일거누십상) 한 번에 십여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 (십상역불취) 십여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이
感子故意長 (감자고의장) 그대의 진실한 뜻에 감사한 때문이네.
明日隔山岳 (명일격산악) 내일이면 높고 큰 산에 막힐 걸
世事兩茫茫 (세사양망망) 세상일 모두 망망할 뿐이네.
處士(처사):은사.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은둔하여 사는 사람.
衛八處士:성은 위씨요 이름은 여덟 번째 태어났다는 것, 이름 불상.
動如:動不動의 모양. 動(동):動輒(동첩). 왕왕.
參與商(삼여상):즉 삼성과 상성. 삼성은 서방에, 상성은 동방에 있어 한 쪽 별이 뜨면 한 쪽 별이 지고,
영원히 서로 만나지 못한다.
今夕復何夕:<詩經 당풍>:"今夕何夕, 見此良人" 오늘 저녁은 무슨 저녁인가?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다니.
蒼(창):푸를 창. 회백색. 늙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센 모양.
訪舊(방구):오랜 친구의 소식을 듣다. 舊는 친구라는 뜻이다.
半為鬼(반위귀):대부분 사람이 이미 죽다.
熱中腸(열중장):내심 감격, 감동하다. 속을 끓이다. 애태우다.
焉知(언지):뜻밖으로 의외로. 생각밖에.
載(재): 年
堂(당): 대청마루
君子:위팔처사를 가리킨다.
成行(성항): 줄을 이루다. 여러 명의 자녀를 두었음을 말한다.
怡然(이연):화기애애한 모습.
父執(부집):부친의 친구. 執(집): 친구
未及已(미급이):이야기도 끝나기 전에.
韭(구): 부추.
黄粱(황량): 메조.
間:섞다. 가지다.
羅酒漿(나주장):술자리를 벌이다. 술을 차리다.
新炊(신취):새로 만든 밥.
【해설】이 시는 건원 2년(759) 두보가 화주사공 參軍으로 있을 때 지은 것이다.
때는 전란을 맞아, 또 흉년을 당해 고통이 많을 때였다.
안록산의 난으로 華州로 돌아가는 길에 도중에 포주(지금의 섬서성 포성현)에 사는 친구 위팔을 만나
그의 소박하고 평화로운 삶을 통해 커다란 위로와 안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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