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이래 인간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가장 오래된 벗, 술.
술의 신 두강이 술을 만들 때 사용했다는 세 방울의 피는
문인, 무사, 멍청이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그러니 문인의 피로 인해 술 마시며 시를 짓고,
무사의 피는 호탕하게 술잔을 들이키게 하고,
마지막 멍청이의 피 때문에 술이 사람을 마시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술 없는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으랴.
벗과 함께하는 즐거운 술자리,
사랑을 잃고 통곡하며 마신 술자리,
세상에 절망하며 술잔 던지고,
달 바라보며 홀로 마시는 술도 좋다.
또한 사랑하는 이와 함께 교교한 달빛 꽃숲 아래에서라면 금상첨화 아닐까.
도연명, 이백,두보, 소식, 백거이 등이 읊은 酒詩를 통해
술과 인간이 맺은 가지가지의 곡절을 헤아려 본다.
이규보는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한다고 했고,
왕유는 친구와 작별하며 아쉬운 마음에
"술 한잔 더 권하며" 술자리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저 강물 변해서 모두 술이 된다면" 좋겠다는 이백이 있다면,
"신선이 될 때까지 끊어보리라"며 술을 끊겠다고 다짐하는 도연명이 있다.
시인들은 삶은 본디 고달픈 것,
전쟁터 같은 현실에서 잠시 지친 몸 내려놓고,
한잔 술로 여유와 운치와 풍류를 즐기며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향유하자고 노래한다.
(책. '취하여 텅빈산에 누우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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