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과 친구'란?
부결자화(不結子花)는 휴요종(休要種)이요.
무의지붕(無義之朋)은 불가교(不可交)라.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주식지우(酒食知友)는 천개유(千個有)하고,
급난지붕(急難之朋)은 일개무(一個無)라.
술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친구는 천명이나 되지만,
어렵고 힘들 때 함께 할 친구는 한 명도 없다.
김정희의 계산무진(谿山無盡)에 담긴 진리
계산무진(谿山無盡)은 '계산은 끝이 없네'라는 뜻으로
김정희가 자신보다 12살 아래인 계산 김수근에게 써준 글이다.
글귀를 자구 그대로 해석하면
"계곡 물이 흐르는 산은 사라지지 않는다"란 뜻으로
계곡이 있고 물이 흐르는 산은 나무들이 자라고 산의 토대를 붙잡아줘
무너지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즉 생명이 그 안에 살아야 산 또한 그 생명을 지닐 수 있다는 심오한 뜻이다.
추사는 계산초로에게 왜 이런 충고를 해줬던가.
권력이 진실로 오래 가려면
그 내부에 물이 흐르도록 계곡을 내주고
제 몸에 푸른 초목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를 위한 권력이 아니라,
자기를 둥지로 삼는 이들이 그 권력을 쓸 수 있어야 자기 또한 오래 갈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