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술주정꾼

甘冥堂 2025. 10. 19. 09:57

술주정꾼 (제정신을 잃고)

 

오늘은 어떤 놈도 내 앞에 얼씬 마라!

날아갈 듯 내 멋대로 자유로운 기분이다.

신선한 기쁨과 즐거운 노래들,

그것도 내가 손수 가져온 것이다.

그러니 술을 마신다! 마시자, 마셔!

술잔을 부딪쳐라! 쟁그랑, 쨍그랑!

저기 뒤에 있는 양반, 이리 오시오!

, 건배합시다. 옳지. 됐소이다.

 

내 마누라가 분통 터져 소리치며,

얼룩진 옷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지.

아무리 내가 폼을 낸다 해도,

난 허수아비 옷걸이 같다고 욕을 하더군.

에라 마시자! 마시자. 마셔!

잔을 부딪쳐라! 쨍그랑. 쨍그랑!

허수아비 옷걸이들아, 건배하자!

쨍그랑 소리가 나니, 그럼 됐다. 됐어.

 

나를 길 잃은 놈이라고 말하지 마라.

이래도 난 마음 내키는 곳에 와 있는 것이다.

주인이 거절하면 안주인이 외상 주고,

끝판에는 색시가 외상을 준다.

언제나 난 마신다! 마시자, 마셔!

, 여러분 일어나라! 쨍그랑. 쨍그랑!

술잔을 돌려라! 계속해 돌려라!

옳지, 제대로 잘되는 것 같구나.

 

어디서 어떻게 내가 재미를 보든.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라.

날 누워 잇는 곳에 그대로 내버려두라.

더 이상 서 있고 싶지가 않단 말이다.

 

합창

형제 여러분, 술을 마시자. 마셔!

신나게 건배하며 쨍그랑, 쨍그랑.

의자나 널빤지 위에 단단히 앉아라!

상 밑에 쓰러지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괴테 파우스트 5265~5290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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