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꾼 (제정신을 잃고)
오늘은 어떤 놈도 내 앞에 얼씬 마라!
날아갈 듯 내 멋대로 자유로운 기분이다.
신선한 기쁨과 즐거운 노래들,
그것도 내가 손수 가져온 것이다.
그러니 술을 마신다! 마시자, 마셔!
술잔을 부딪쳐라! 쟁그랑, 쨍그랑!
저기 뒤에 있는 양반, 이리 오시오!
자, 건배합시다. 옳지. 됐소이다.
내 마누라가 분통 터져 소리치며,
얼룩진 옷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지.
아무리 내가 폼을 낸다 해도,
난 허수아비 옷걸이 같다고 욕을 하더군.
에라 마시자! 마시자. 마셔!
잔을 부딪쳐라! 쨍그랑. 쨍그랑!
허수아비 옷걸이들아, 건배하자!
쨍그랑 소리가 나니, 그럼 됐다. 됐어.
나를 길 잃은 놈이라고 말하지 마라.
이래도 난 마음 내키는 곳에 와 있는 것이다.
주인이 거절하면 안주인이 외상 주고,
끝판에는 색시가 외상을 준다.
언제나 난 마신다! 마시자, 마셔!
자, 여러분 일어나라! 쨍그랑. 쨍그랑!
술잔을 돌려라! 계속해 돌려라!
옳지, 제대로 잘되는 것 같구나.
어디서 어떻게 내가 재미를 보든.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라.
날 누워 잇는 곳에 그대로 내버려두라.
더 이상 서 있고 싶지가 않단 말이다.
합창
형제 여러분, 술을 마시자. 마셔!
신나게 건배하며 쨍그랑, 쨍그랑.
의자나 널빤지 위에 단단히 앉아라!
상 밑에 쓰러지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괴테 파우스트 5265~5290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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