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門開鑿曲通海;石梁高懸峻極天(용문개착곡통해 석량고현준극천)
→ 용문을 뚫어 바다로 길을 내고, 돌다리를 높이 걸어 하늘 끝에 닿는다.
(장대한 기운이 산천을 가르고, 인간의 힘이 천지에 닿음을 노래한다.)
過如新竹芟難盡;學似春潮長不高(과여신죽삼난진 학사춘호장불고)
→ 지식은 새로 돋는 대나무처럼 베어도 끝이 없고,
배움은 봄물결처럼 길게 이어져도 높지 않다.
(학문의 길은 끝없는 숲과 같아, 겸허히 나아가야 함을 뜻한다.)
舊書細讀猶多味;佳客能來不費招(구서세독유다미 가객능래불비초)
→ 옛 책을 곱씹어 읽으면 여전히 맛이 있고, 좋은 벗은 초대하지 않아도 찾아온다.
(세월이 흘러도 글과 사람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四面雲山歸眼底;萬家燈火系心頭(사면운산귀안저 만가등화계심두)
→ 사방의 구름 낀 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만 가구의 등불이 마음에 매달린다.
(자연과 인간 세상이 함께 가슴속에 들어온다.)
立品直須同白玉;讀書何止到青雲(품위직수동백옥 독서하지도청운)
→ 인품은 흰 옥처럼 곧아야 하고, 독서는 푸른 구름에 닿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됨과 학문은 끝없이 높고 맑아야 한다.)
生活恰如魚飲水;進修渾似燕銜泥(생활흡여어음수 진수혼사연함니)
→ 삶은 물을 마시는 물고기 같고, 수양은 진흙을 물어다 집을 짓는 제비 같다.
(소박한 일상과 꾸준한 공부가 곧 인생의 터전이다.)
付出九牛二虎力;不作七拼八湊文(부출구우이호력 부작칠병팔주문)
→ 아홉 마리 소와 두 마리 호랑이 힘을 다해도, 억지로 짜깁기한 글은 쓰지 않는다.
(진실한 노력으로 정직한 문장을 세운다.)
冬雪戲梅千里畫;春風搖柳萬行詩(동설희매천리화 춘풍요류만행시)
→ 겨울 눈송이는 매화를 희롱하며 천 리 그림을 이루고,
봄바람은 버들을 흔들며 만 행의 시를 짓는다.
(사계절이 곧 시와 그림이 된다.)
立志須存千載想;閒談無過五分鐘(입지수존천재상 한담무과오분종)
→ 뜻을 세울 때는 천 년을 내다보고, 잡담은 오 분을 넘기지 않는다.
(큰志와 작은節을 함께 지키는 삶의 태도다.)
四壁春煙無燕到;一窗雲影有龍飛(사벽춘연무연도 일창운영유용비)
→ 네 벽에 봄 안개 자욱해 제비는 오지 않고, 창에 비친 구름 그림자 속엔 용이 날아든다.
(고요한 집 안에 신령한 기운이 깃든다.)
生當稽古右文日;老作觀山樂水人(생당계고우문일 노작관산요수인)
→ 젊어서는 옛 글을 살피며 문장을 숭상하고, 늙어서는 산을 보고 물을 즐기는 사람 된다.
(학문과 자연을 두루 사랑하는 삶의 궤적이다.)
氣雄河漢開天鏡;聲振關山度月魂(기웅하한개천경 성진관산도월혼)
→ 기운은 은하수처럼 웅장하여 하늘 거울을 열고, 소리는 관산을 울려 달빛의 넋을 건넌다.
(웅혼한 기세와 울림이 천지에 퍼진다.)
白石清泉從所好;和風時雨與人同(백석청천종소호 화풍시우여인동)
→ 흰 돌과 맑은 샘은 내가 좋아하는 바요, 화풍과 시우는 사람과 함께한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樂善不言而果事;養心有取老莊書(낙선불언이과사 양심유취노장서)
→ 선을 즐겨 말없이 행하고, 마음을 기르는 데는 노장(老莊)의 책을 취한다.
(행동은 묵묵히, 수양은 고전을 통해.)
鳥啼碧樹閑臨水;竹映高牆似傍山(조제벽수한임수 작영고장사방산)
→ 새는 푸른 나무에 울며 물가에 한가히 서 있고,
대나무는 높은 담에 비쳐 산 곁에 선 듯하다.
(자연의 풍경이 집 안에도 깃든다.)
立節可爲千載道;成文自足一家言(입절가위천재도 성문자족일가언)
→ 절개를 세우면 천 년의 도가 되고, 글을 이루면 스스로 한 집안의 말씀이 된다.
(인격과 문장은 모두 후세에 길이 남는다.)
立志不隨流俗轉;留心學到古人難(입지불수류속전 유심학도고인난)
→ 뜻을 세워 세속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두어 옛사람의 학문에 이르기는 어렵다.
(志와 學의 길은 굳건하고 험난하다.)
立定腳根撐起脊;展開眼界放平心(입정각근탱기척 전개안계방평심)
→ 발뿌리를 굳게 세워 척추를 받치고, 눈을 넓게 열어 마음을 평온히 놓는다.
(몸과 마음을 함께 바로 세운다.)
半世在身蝴蝶夢;千秋萇血杜鵑吟(반세재신호접몽 천추장혈두견음)
→ 반생은 몸에 붙은 나비 꿈 같고, 천추는 피에 젖은 두견새 울음 같다.
(인생은 꿈결 같고, 역사는 피어린 노래다.)
半空月影流雲碎;十里梅花作雪聲(반공월영류운쇄 십리매화작운성)
→ 반공에 달빛은 흐르는 구름에 부서지고, 십 리 매화는 눈소리처럼 울린다.
(밤과 봄이 어우러져 환상적 풍경을 이룬다.)
漢璧秦璆千歲品;光風佳月四時春(한벽진구천세품 광풍가월사시춘)
→ 한나라의 벽옥과 진나라의 옥돌은 천 년의 보배요,
빛나는 바람과 아름다운 달은 사시의 봄이다.
(역사의 보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함께 빛난다.)
司馬文章元亮酒;右軍書法少陵詩(사마문장원량주 우군서법소릉시)
→ 사마의 문장은 원량의 술과 같고, 우군(왕희지)의 서법은 소릉의 시와 같다.
(문학과 예술의 절정이 서로 어울린다.)
絲竹放懷春未暮;清和爲氣日初長(사죽방회춘미모 청화위기일초장)
→ 피리와 거문고에 마음을 놓으니 봄은 아직 저물지 않고,
맑고 화평한 기운에 날은 처음 길어진다.
(음악과 계절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정취를 이룬다.)
Chat의 도움으로
지금까지의 구절들을 하나의 장시로 엮어,
기·승·전·결의 흐름을 가진 작품으로 정리해 본다.
장시 ― 산천과 학문의 길
기(起)
용문을 뚫어 바다로 길을 내고,
돌다리를 높이 걸어 하늘 끝에 닿는다.
사방의 구름 낀 산은 눈앞에 펼쳐지고,
만 가구의 등불은 마음에 매달린다.
승(承)
옛 책을 곱씹어 읽으면 여전히 맛이 있고,
좋은 벗은 초대하지 않아도 찾아온다.
학문은 새로 돋는 대나무처럼 끝이 없고,
배움은 봄물결처럼 길게 이어져도 겸허하다.
인품은 흰 옥처럼 곧아야 하고,
독서는 푸른 구름에 닿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전(轉)
젊어서는 옛 글을 살피며 문장을 숭상하고,
늙어서는 산을 보고 물을 즐기는 사람 된다.
뜻을 세워 세속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두어 옛사람의 학문에 이르기는 어렵다.
발뿌리를 굳게 세워 척추를 받치고,
눈을 넓게 열어 마음을 평온히 놓는다.
겨울 눈송이는 매화를 희롱하며 천 리 그림을 이루고,
봄바람은 버들을 흔들며 만 행의 시를 짓는다.
결(結)
반생은 나비 꿈 같고,
천추는 두견새의 피어린 울음 같다.
한나라의 벽옥과 진나라의 옥돌은 천 년의 보배요,
빛나는 바람과 아름다운 달은 사시의 봄이다.
사마의 문장은 원량의 술과 같고,
왕희지의 서법은 소릉의 시와 같다.
피리와 거문고에 마음을 놓으니 봄은 아직 저물지 않고,
맑고 화평한 기운에 날은 처음 길어진다.
산천의 웅혼한 기세와 학문·인품의 길, 그리고 인생의 덧없음과 예술의 영원함이
하나의 흐름 속에 이어지고.
고금의 문구들이 서로 호응하며, 마치 긴 교향시처럼 울려 퍼지는 장시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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