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落梨花

甘冥堂 2026. 5. 10. 07:41

落梨花 / 金坵 /高麗

떨어지는 배꽃

飛舞翩翩去却回 (비무편편거각회)
펄펄 날아가다가도 다시 되돌아오고,
倒吹還欲上枝開 (도취환욕상지개)
거꾸로 불린 꽃잎은 다시 가지에 피려는 듯하다.
無端一片點絲網 (무단일편점사망)
한 조각 꽃잎이 문득 거미줄에 내려앉으니,
時見蜘蛛浦蝶來 (시견지주포접래)
거미는 때때로 나비가 온 줄 알고 달려온다.


[ 감상 ]
이 시는 단순히 “꽃이 떨어진다”는 장면을 넘어,
봄날의 생동감과 순간의 착각까지 담아낸 섬세한 작품입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배꽃 한 잎이 거미줄에 걸리자, 거미는 그것을 나비로 착각하고 달려옵니다.
작은 장면 하나를 통해 봄의 가벼움과 환상을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또한 흩날리는 배꽃을 단순한 낙화가 아니라
마치 살아 움직이는 존재처럼 묘사한 점도 뛰어납니다.

“다시 가지에 피려는 듯하다”는 표현에서는
꽃잎의 아쉬움과 봄의 생명력이 함께 느껴집니다.

이 시는 고려 한시 특유의 맑고 우아한 정취를 잘 보여주며,
짧은 시 안에 그림 같은 장면과 섬세한 관찰을 담아낸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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