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婚은 결혼하여 50주년을 말한다.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는 '金婚'이라는(전50회) 연속극 마지막 편을 보면서,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가슴 먹먹하였다.
금혼식을 치루고 노 부부가 나란이 눈길을 걸으며 옛날을 회상한다.
남편이 부인에게 말한다. "당신 나 먼저 보내 놓고 가야해."
부인은 이미 중병에 걸려 재검 받으라는 통지가 왔는데...
금혼이라. 50년 세월. 소위 반세기를 함께 동거동락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부부가 함께 해로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더구나 요즈음 세대에 금혼을 바란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 일것 같다.
예를 들어 40살에 결혼하여 금혼식을 하려면 90세는 되어야 할텐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점점 더 결혼 연령은 늦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핵가족화, 싱글족 등으로 1인 가구수가 2020년에는 전체가구의 50%로 증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보면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가 있다.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은 65년을 함께 사셨다. 회혼을 넘기셨다. 우리 부모님은 그렇게 금슬 좋게 오래 함께 하셨다.
생각해 보니, 부모님의 결혼 날짜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16세에 시집오셨다는 것만 안다.
이 연속극을 보면서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그때 왜 그런 생각을 못했던가? 결혼 60주년 기념식, 回婚式을 가족끼리 만이라도 해 드렸으면 얼마나 좋아 하셨을까? 두 분으로 인해 생긴 자손들도 30명이 훨씬 넘는데.. 더구나 가족들 모두 먹고 살기에 그리 핍박하지도 않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내 방에 걸린 액자 하나. 어머니 팔순 잔치에 자식 며느리들과 함께 찍은 사진뿐이다. 일곱 남매를 두어 그 배우자를 합하면 모두 14명이다. 어머니는 항상 '이 칠이 십사(2X7=14)'하며 자랑하시곤 했다.
팔순 잔치 해 드리고 그 다음해 돌아가셨다. 열 여섯에 시집오셨으니 65년을 함께 사신 것이다.
아버지는 이 년후에 뒤따라 가셨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홀로 계신 아버지의 그 깊은 고독을 누가 알까? 만사에 아무 의욕이 없으셨다. 다만, "빨리 죽어야지.."되뇌시다가 차가운 겨울 초입에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 짝을 잃은 외로움이 과연 그러한 것인가? 무심한 이들은 말한다. 부부의 정이 깊어서 그런 것이라고.
평소에 보지도 않던 드라마 한편이 지난일을 후회케 한다.
.......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회혼만을 기념했다.
•30주년→진주혼(眞珠婚) •35주년→산호혼(珊瑚婚) •40주년→녹옥혼(綠玉婚) •45주년→홍옥혼(紅玉婚) •50주년→금혼(金婚)
•60주년→회혼(回婚)•금강석혼(金剛石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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