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밤을 샜다.
지난 밤 하얗게 지샜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실감한다.
전에 어머님이 가끔 그런 말씀을 하실 때, 그게 무슨? 밤에 왜 잠이 안 와요?
머리만 바닥에 댔다하면 단 몇초도 안 되어 코를 골았다.
세상 근심 걱정없는 놈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어찌 그리 잘 자노?
세월이 변했다.
요사이, 잠이 잘 안 온다. 해서 침실에도 안 들어가고 아예 거실에 누워 책을 읽다가,
그도 지겨우면 TV프로를 여기저기 열심히 돌리며 3~4시까지 뒤척인다.
눈이 아프면 눈을 감고 소리만 듣다가, 그 사이 깜박 졸기도 하면서
이제 자야지 하고 막상 불을 끄면 그만 잠이 싹 달아나 버린다.
숫자를 거꾸로 세어 본다. 100, 99, 98, 97, 96.....
복식호흡도 해 본다.
재미있었던 일을 추억하려 애쓰기도 한다.
그러나 별무소용.
불면증이라는 것과는 다소 다른 것 같은데,
소인배는 늘상 걱정만한다는 '長戚戚(장척척)'이 아닐까.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가?
열 가진 놈은 열 개의 걱정이 있고, 만 개 가진 자는 만 개의 걱정이 있다고 한다.
꼭 재산이나 자식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관계되는 모든 것이, 생각하는 바의 모든 것이 걱정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욕망이라는 것이 자리한다.
관계. 사랑. 학문. 지위... 모든 것이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 아니겠나?
밤을 잊은 그대에게, 한 밤의 음악 편지 등 라디오 프로, 심야 TV도 이런 이들을 위해 있는 것.
세상에는 나 이외에도 잠 못이루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반증일 수 있다.
한가지 위안이 있다.
잠이 안 온다고? 그럼 자지 말아. 그럼 되잖아. 그게 무슨 걱정인가?
안 되면 되게 하라가 아니라,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내버려 둬라.
그것도 지혜라고 할 수 있겠나?
내려 놓아야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이젠 내려 놓아야지.
그게 어디 말과 같이 쉬운 일인가?
출가하는 연령 제한을 65세로 완화한다는 소식도 있던데.
그것 참 아쉽다. 10년 전에만 시행됐더라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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