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汝墳貧女》
梅堯臣
汝墳貧家女 (여분빈가녀) 여하 무덤가에 가난한 집 여자가
行哭音淒愴 (행곡음처창) 걸어가며 통곡하는 울음소리 처량하고 슬프다.
自言有老父 (자언유노부) 스스로 말하기를 늙은 아비가 있었는데
孤獨無丁壯 (고독무정장) 남자 아이 하나 없어 고독하였다네.
郡吏來何暴 (군리래하폭) 군청의 관리가 와서 어찌 포악한지
官家不敢抗 (관가불감항) 관청에 감히 항거할 수 없었다네.
督遣勿稽留 (독견물계류) 머물지도 못하게 빨리 출정할 것을 독려하여,
龍種去攜杖 (용종거휴장) 병든 아버지는 지팡이 짚고 떠났네.
勤勤囑四鄰 (근근촉사린) 부지런히 사방 인근에 (나를) 부탁하여
幸愿相依傍 (행원상의방) 나는 요행히도 이웃에 서로 의지하고 지냈네.
適聞閭里歸 (적문려리귀) 마침 마을로 돌아온 사람 있다는 소문을 듣고
問訊疑猶强 (문신의유강) 여전히 건강하신가 물었더니
果然寒雨中 (과연한우중) 끝내 찬비가 내리던 중에
僵死壤河上 (강사양하상) 양하 물가에서 넘어져 죽었다 하네.
弱質無以托 (약질무의탁) (나는) 약한 체질로 부탁할 곳도 없어,
橫尸無以葬 (횡시무이장) 횡사한 주검 장례도 지내지 못했네.
生女不如男 (생녀불여남) 딸을 낳은 것 사내를 낳은 것만 못해,
雖存何所當 (수존하소당) 비록 자식이라 살아있어도 어찌 할 바 모르네.
拊膺呼蒼天 (부응호창천) 가슴 치며 구천에 호소하나,
生死將奈向 (생사장나향) 죽고 사는 것을 장차 어이 할거나.
註釋
稽留: 계류. 머무름. 체류(滯留). 머무르게 함
龍種: 용종 고려시대의 왕족(王族)을 이르는 말. 질병의 종류
僵死 [jiāngsǐ] 강사. 죽어서 굳다〔딱딱하다〕. 생명력을 잃다.
橫尸: 횡시. 횡사한 주검. 또는 널려있는 주검
▶梅堯臣: (1002 ~ 1060). 선주(宣州) 선성(宣城) 사람으로 선성(宣城)은 예부터 완릉(宛陵)으로 불렸기 때문에
완릉선생(宛陵先生)으로도 불렸으며, 자는 성유(聖俞)이다. 북송(北宋)의 현실주의(現實主義) 시인.
구양수(歐陽修)의 추천으로 국자감직강(國子監直講)이 되고, 그 후에 상서도관원외랑(尚書都官員外郎)을 지냈다.
때문에 ‘매직강(梅直講)’, ‘매도관(梅都官)’으로 불렸다.
일찍이 《신당서(新唐書)》편찬에 참여하였고,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주석서를 냈다.
저서로 《완릉선생집(宛陵先生集)》 60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