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신 내린 어머니와 그 자식들

甘冥堂 2020. 2. 19. 15:30

TV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흘려도 너무 많이...

식구들이 볼까봐 힐끔힐끔 안방 건너방을 곁눈질하며

흑흑 흐느낀다.

그것도 한낮, 햇볕 내리쬐는 거실에서...


방송을 중간 쯤에 본 것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대강은 이렇다.

8남매를 둔 어머니에게 신이 내렸다. 소위 무당이 된 것이다.


초등학생 막내딸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다시 돌아올 수 없느냐' 하소연하는 장면에서

너무 안타까워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중학생 딸의 흐느낌도, 대학입시를 앞둔 딸의 하소연도,

제법 어른스런 큰 아들의 호소도 별 소용이 없는 듯.

매정한(?) 엄마는 이미 돌아갈 길을 잃은 듯 했다.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TV를 끄고야 말았다.


신이고 무당이고를 떠나

한 가정의 엄마와 자식들간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정을

이렇게 생생하게 본다는 게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후의 얘기가 어떤 결말을 가져왔는지는 모르겠다.

끝까지 시청할 걸....


신이 뭔지...

그 어린 딸을 두고, 한창 사춘기에 사랑의 보살핌이 필요할 때,

엄마의 마음이 떠나다니...

아. 너무 무정하다.


애들아. 참고 견디거라.

한 살  한 살 나이들고 세월 가면 엄마의 마음 이해할 날 있을 것이니.


할 말이 이것뿐이니, 이걸 어쩌나...

또 다른 눈물이 앞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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