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흘려도 너무 많이...
식구들이 볼까봐 힐끔힐끔 안방 건너방을 곁눈질하며
흑흑 흐느낀다.
그것도 한낮, 햇볕 내리쬐는 거실에서...
방송을 중간 쯤에 본 것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대강은 이렇다.
8남매를 둔 어머니에게 신이 내렸다. 소위 무당이 된 것이다.
초등학생 막내딸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다시 돌아올 수 없느냐' 하소연하는 장면에서
너무 안타까워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중학생 딸의 흐느낌도, 대학입시를 앞둔 딸의 하소연도,
제법 어른스런 큰 아들의 호소도 별 소용이 없는 듯.
매정한(?) 엄마는 이미 돌아갈 길을 잃은 듯 했다.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TV를 끄고야 말았다.
신이고 무당이고를 떠나
한 가정의 엄마와 자식들간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정을
이렇게 생생하게 본다는 게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후의 얘기가 어떤 결말을 가져왔는지는 모르겠다.
끝까지 시청할 걸....
신이 뭔지...
그 어린 딸을 두고, 한창 사춘기에 사랑의 보살핌이 필요할 때,
엄마의 마음이 떠나다니...
아. 너무 무정하다.
애들아. 참고 견디거라.
한 살 한 살 나이들고 세월 가면 엄마의 마음 이해할 날 있을 것이니.
할 말이 이것뿐이니, 이걸 어쩌나...
또 다른 눈물이 앞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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