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23. 與髙適薛據登慈恩寺浮圖 / 岑參

甘冥堂 2022. 9. 13. 09:21

023. 與髙適薛據登慈恩寺浮圖 / 岑參
고적. 설거와 자은사 불탑에 올라

塔勢如湧出 (탑세여용출) 탑의 기세는 용솟음치듯 하여
孤髙聳天宫 (고고용천궁) 하늘의 궁전으로 높이 솟았다.
登臨出世界 (등림출세계) 탑에 올라 내려다보니 세상 밖으로 벗어난 듯
磴道盤虚空 (등도반허공) 섬돌 계단은 허공을 받치듯
突兀壓神州 (돌올압신주) 높이 솟은 모습은 중원을 압도하고
崢嶸如鬼工 (쟁영여귀공) 가파르기는 귀신의 솜씨인 듯하다.
四角礙白日 (사각애백일) 네 모서리는 태양을 막았고
七層摩蒼穹 (칠층마창궁) 칠층 높이는 푸른 하늘을 만지는 듯하다.
下窺指髙鳥 (하규지고조) 내려다보며 높이 나는 새를 가리키고
俯聴聞驚風 (부청문경풍) 허리 굽혀 세찬 바람 듣는 듯하다.
連山若波濤 (연산약파도) 연이은 산은 파도처럼 이어져
奔湊似朝東 (분주사조동) 동쪽으로 밀려가듯 분주하게 달려간다.
青槐夾馳道 (청괴협치도) 푸른 홰나무는 천자의 길을 끼고 있고
宫館何玲瓏 (궁관하영롱) 궁궐은 어찌 그리 영롱한가.
秋色從西來 (추색종서래) 가을빛이 서쪽으로 부터 와서
蒼然滿闗中 (창연만관중) 쇠락한 기운이 관중 땅에 가득하다.
五陵北原上 (오릉북원상) 다섯 황제의 릉은 북쪽 언덕에서
萬古青濛濛 (만고청총총) 만고에 푸르러 무성하다.
淨理了可悟 (정리료가오) 청정한 이치 가히 깨달을 수 있으니
勝因夙所宗 (승인숙소종) 좋은 인연 평소의 믿는 바로다.
誓將掛冠去 (서장괘관거) 맹세하건데 장차 관직을 떠나면
覺道資無竆 (각도자무궁) 불도를 닦아 무궁한 공덕을 쌓으리라.


髙適(고적):지금의 하북 경현 사람. 당 시인. 젊어서는 장안, 계문, 양, 송 땅을 두루 유람하며
변방 생활을 경험했는데 이를 토대로 대표적인 변새시인이 될 수 있었다.
薛據(설거):하동 보정 사람. 개원 19년(731) 진사에 급제하여 태자사의랑을 지냈다.
종남산 별장에서 말년을 보냈다.
慈恩寺(자은사):지금의 장안 대안탑. 당태종 정관 22년 태자 李治(훗날 고종)가 어머니 문덕황후를 위해 지었다.
명승 玄奬이 8년 동안 이곳에 머물렀는데 그의 제안으로 자은사에 대안탑이 지어졌다.
出世界(출세계):불교용어. 世:시간, 界:공간. 즉 우주.
磴道(등도):계단. 탑 안에 있는 돌계단을 말함.
盤(반):서리다. 突兀(돌올):높이 솟아오른 모양.
神州(신주):중국.
崢嶸(가파른 쟁, 가파를 영):높은 준령의 모양.
鬼工(귀공):인력의 능력이 아닌.
蒼穹(창궁):푸른 하늘. 馳道(치도):황제의 어가가 다니는 길.
蒼然(창연):쇠락한 빛. 淨理(쟁리):불가에서 청정한 이치.
了(료):明白. 勝因(승인):불교 용어로 좋은 인연.
夙(국):일찍부터. 宗(종):믿다.
掛冠(괘관):관을 걸어놓다. 벼슬을 그만 둔다는 뜻.


[작자] 잠삼(참)(717-770)은 하남에서 태어나 형주 강릉에서 살았다.
안서 절도사 高仙芝(고선지) 막하에서 서기를 했다.
후에 嘉州(가주) 자사로 벼슬을 끝내 세칭 "岑嘉州(잠가주)"라고 칭해졌다.

그는 어려서 궁핍하였으나 스스로 연마하여 사적을 편람하며 문장을 綴했다고 했다.
또한 오랑캐 융족을 평정하는데 여러 차례 보좌하였으며 적진을 10여 차례 왕래 하였다.
그러한 생활로 말미암아 변새시를 잘 지었으며
髙適과 함께 성당시기에 邊塞詩派(변새시파)를 대표하여 세칭 “高岑(고잠)"이라 칭해졌다.


웅장한 자은사의 모습과 그곳에 올라 바라본 사방의 경물을 묘사하였고
그 속에서 절로 불교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시는 불탑에 올라 경물을 돌아보며, 홀연 佛理를 깨닫고,
벼슬이 끝나면 佛學을 하여 齊世求民(제세구민)할 결심을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