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20. 尋西山隱者不遇 / 丘為

甘冥堂 2022. 9. 7. 18:37

020. 尋西山隱者不遇 / 丘為

       서산 은자를 찾아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絶頂一茅茨 (절정일모자) 산꼭대기 한 채의 초가 모옥,

直上三十里 (직상삼십리) 바로 위로 삼십 리를 올라간다.

扣闗無僮僕 (구관무동복) 문을 두드려도 동자 하인 없고,

窺室唯桉几 (규실유안궤) 내실을 들여다보아도 책상과 안석뿐이다.

若非巾柴車 (약비건시거) 낡은 수레타고 나간 게 아니라면,

應是釣秋水 (응시조추수) 틀림없이 가을 물가에 낚시 드리우고 있겠지.

差池不相見 (차지불상견) 길 엇갈려 만나지 못하고,

僶俛空仰止 (민면공앙지) 애만 쓰다 부질없이 하늘만 올려다보네.

草色新雨中 (초색신우중) 풀빛이 갓 내린 비를 머금고,

松聲晚窻裏 (송성만창리) 소나무 소리 저녁 창가에 가득하다.

及兹契幽絶 (급자계유절) 여기에 오니 그윽한 절경 마음에 맞아,

自足盪心耳 (자족탕심이) 마음과 귀를 씻기에 충분하다.

雖無賓主意 (유무빈주의) 비록 손님과 주인으로 정은 나누지 못했지만,

頗得清淨理 (파득청쟁이) 자못 맑고 깨끗한 이치를 얻었다.

興盡方下山 (흥진방하산) 흥이 다하여 바야흐로 하산하는데,

何必待之子 (하필대지자) 어찌 굳이 이 사람을 기다릴 필요 있겠나.

 

 

茅茨(모자)띠풀로 지붕을 얹은 집.

扣闗(구관)문을 두드리다.

巾柴車(건시거)천으로 가린 소박하고 초라한 수레. 은자들이 타는 수레를 말한다.

差池(차지)고르지 못하다. 여기서는 당신을 찾아 왔건만 길이 엇갈려 잘못되었다는 뜻.

僶俛(민면)노력하다. 힘쓰다. 及兹(급자)이곳에 오다.

()합치다. 마음에 맞다.

盪心耳(탕심이)산속의 아름다운 경치가 사람의 심흉을 깨끗하게 해준다는 뜻.

 

 

힘들게 산 속 은자를 찾아 나섰으나 마침내 만나지 못하여 실망한다.

그러나 은자의 성격과 생활을 청초하게 표현하여,

자기의 고요한 정취와 가슴에 품은 뜻을 비교하며 더욱 만족 해 한다.

스스로 즐거움을 얻었음이니 군자의 풍도가 있다 하겠다.

 

[작자] 구위 (703~798)는 절강성 사람으로 수차에 걸쳐 과거에 들지 못하여

산으로 들어가 수년간 독서로 일관했다.

천보 2(743) 진사에 급제하여 左散騎常侍致仕에 임명 되었다. 96세로 하여 장수하였다.

 

구위는 당시 왕유, 유장경 등과 친교 하였으며, 그의 시는 청정하고 평범치 않다고 평가 받았다.

<全唐詩>에 그의 시 13수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