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73. 桃源行 / 王維

甘冥堂 2023. 2. 5. 10:42

073. 桃源行 / 王維

       도원의 노래

 

漁舟逐水萬山春 (어주축수만산춘) 고깃배로 물을 따라가니 만산에 봄이 가득하고

兩岸桃花夾古津 (양안도화협고진) 양쪽 물가 복숭아꽃은 옛 나루를 끼고 있다.

坐看紅樹不知逺 (좌간홍수부지원) 붉은 꽃나무 보느라 얼마나 멀리 왔는지 알 수 없는데

行盡清溪忽値人 (행진청계홀치인) 맑은 계곡물 다한 곳에 홀연히 사람을 만났네.

山徑潛行始隈隩 (산경잠행시외오) 산길을 따라 가만히 들어가자 처음엔 굽이지고 움푹하더니

山開曠望旋平陸 (산개광망선평륙) 산이 열리고 확 트인 곳에 문득 평지가 보인다.

遥看一處攢雲樹 (요간일처찬운수) 멀리 한 곳에 구름같이 우거진 나무가 있고

近入千家散花竹 (근입천가산화죽) 가까이 가니 천문만호가 꽃과 대나무속에 흩어져 있는데

樵客初傳漢姓名 (초객초전한성명) 나무꾼이 처음 전하는 한나라 때 이름

居人未改秦衣服 (거인미개진의복) 주민은 진나라 시대 복장을 고치지도 않았다.

居人共住武陵源 (거인공주무릉원) 주민들은 무릉도원에 모여 살고

還從物外起田園 (환종물외기전원) 속세 밖에 이르러서도 전원을 일구었다.

月明松下房櫳靜 (월명송하방롱정) 달은 밝은데 소나무 아래 창문은 고요하고

日出雲中雞犬喧 (일출운중계견훤) 구름 속에서 해가 뜨니 닭과 개소리 왁자하다.

驚聞俗客爭來集 (경문속객쟁래집) 속객이 왔다는 소문 듣고 놀라 사람들 다투어 모여들고

競引還家問都邑 (경인환가문도읍) 집집마다 끌어들여 돌아가며 도회지 소식을 묻는다.

平明閭巷掃花開 (평명여항소화개) 날 밝으니 골목길에 꽃잎을 쓸어 길을 내고

薄暮漁樵乘水入 (박모어초승수입) 해저무니 어부와 나무꾼 물길 타고 들어온다.

初因避地去人間 (초인피지거인간) 처음에 피란으로 인간세 떠났으나

及至成仙遂不還 (급지성선수불환) 이윽고 신선의 경지에 이르러도 마침내 돌아가지 않는다.

峽裏誰知有人事 (협리수지유인사) 골짜기 안에 사람이 사는 줄 누가 알았겠나

世中遥望空雲山 (세중요망공운산) 세상에서 멀리 보면 구름 덮인 산뿐인걸.

不疑靈境難聞見 (불의영경난문견) 신령한 곳 보고 듣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심치 않으나

塵心未盡思鄉縣 (진심미진사향현) 속세에 더렵혀진 마음 고향마을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出洞無論隔山水 (출동무론격산수) 동굴을 나와 기꺼이 산과 물 건너가며

辭家終擬長遊衍 (사가종의장유연) 나중에 집을 떠나면 길이 마음껏 노닐 작정을 한다.

自謂經過舊不迷 (자위경과구불미) 스스로 지나온 길 잊지 않을 줄 여겼으나

安知峯壑今來變 (안지봉학금래변) 봉우리와 골짜기가 다시 오면 변할 줄 어찌 알았겠나?

當時只記入山深 (당시지기입산심) 당시 다만 기억나는 것은 산 속 깊이 들어가

清溪幾曲到雲林 (청계기곡도운림) 맑은 계곡 몇 번 굽이쳐 구름 같은 숲에 다다른 것 뿐.

春來遍是桃花水 (춘래편시도화수) 봄이 오니 두루 복숭아 꽃 물에 흐르는데

不辨仙源何處尋 (불변산원하처심) 신선의 마을 분간할 수 없으니 어디 가서 찾으려나.

 

 

桃源(도원)陶淵明(도연명)<桃花源記>에서 말한 도원. 이 시는 신악부시로

<도화원기>의 고사를 읊었다.

忽値(홀치)홀연히 만나다.

潛行(잠행)살그머니 들어가다.

隈隩(외오)굽이지고 깊숙하다. 만곡 진 곳.

曠望(광망)멀리 바라보다. ()홀연. 갑자기.

()모이다.

散花竹(산화죽)꽃과 대나무가 각처에 흩어져 있다.

 

樵客(초객)나무꾼.

傳漢姓名(전한성명)도원의 주민이 특별한 성명을 가진 게 아니라 한나라 때의 이름을 쓴다는 것이다.

武陵源(무릉원)무릉에 있는 도화원. 지금의 호남성 도화현에 있다.

(). 즉시.

()~에 이르다.

物外(물외)世外. 물질세계의 바깥. 도화원을 가리킨다.

 

房櫳(방롱)창문. 靈境(영경)선경.

辭家(사가)집과 작별하다. 즉 속세의 집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생각하다. 작정하다.

遊衍(유연)마음껏 노닐다. 游樂하다.

自謂(자위)스스로 ~로 여기다.

遍是(편시)도처에 모두 ~이다.

仙源(선원)도화원을 가리킨다.

 

 

해설

이 시는 王維의 악부시로서, 도연명의 桃花源記(도화원기)를 시로써 재창조하였다.

왕유의 시를 일러 詩中有畵, 畵中有詩"라 하였는바, 이 시가 이를 잘 나타냈다고 한다.

 

淸 王士禎池北偶談(지북우담)에서 당송 이래 도원행을 노래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왕유. 한유. 왕안석의 세 편이 있다.

한유와 왕안석이 지은 두 편의 시를 보면 필력과 뜻이 매우 좋아할 만하며,

왕유의 시를 읽으면 얼마나 자유자재로 지어졌는지 두 사람이 노력하여 억지로 애쓴다 해도

얼굴이 빨개지고 귀가 달아오르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盛唐의 성과가 너무 높아서 미칠 수 없는 까닭이다라고 이 시를 극찬했다.

 

'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5. 長相思(其一) / 李白  (0) 2023.02.10
074. 蜀道難 / 李白  (0) 2023.02.07
072. 老將行 / 王維  (1) 2023.02.02
071. 洛陽女兒行 / 王維  (1) 2023.01.30
070. 古從軍行 / 李頎  (0)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