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100. 春宿左省 / 杜甫

甘冥堂 2023. 4. 4. 07:39

100. 春宿左省 / 杜甫

         봄에 좌성에서 숙직하며

 

花隠掖垣暮 (화은액원모) 날 저무니 궁궐 담장에 꽃이 숨고

啾啾栖鳥過 (추추서조과) 짹짹 둥지 찾는 새 지나간다.

星臨萬户動 (성임만호동) 별은 천문만호에 내려와 반짝이고

月傍九霄多 (월방구소다) 달은 구천에서 더욱 빛난다.

不寝聽金鑰 (불침청금약) 잠 안자며 황금 자물쇠 소리 들으니

因風想玉珂 (인풍상옥가) 바람으로 인해 말방울 울리는 듯하다.

明朝有封事 (명조유봉사) 내일 아침 아뢰올 일이 있어

數問夜如何 (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지났는지 몇 번이나 물어본다.

 

 

이 시는 건원 원년(758) 봄에 지은 것이다. 당시 두보는 문하성 소속의 좌습유로 근무하였다.

문하성은 또 좌성이라 칭했다.

宿()당직. 숙직하다.

掖垣(낄 액, 담 원)궁궐문 양쪽의 담.

栖鳥(서조)날이 저물어 잠자리에 드는 새.

九霄(하늘 소)九重天. 즉 하늘에서 제일 높은 곳. 여기서는 조정을 말한다.

()자물쇠 약.

玉珂(옥가)말머리의 장식품. 백관들이 말을 타고 소리를 내며 입조하는 정경을 상상한다.

封事(봉사)밀봉한 아뢰는 글.

數問(삭문)자주 묻다. 자지 않고 날이 새기만을 기다리는 시인의 초조한 심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해설

시는 좌습유로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성실하게 숙직하고 있는 것과, 밤에 감히 잠을 잘 수 없는 실황을 서술하였다.

당시 시인에 불과한 그였지만, 조심스럽고 근신하는 관리일 뿐이며, 글자 행간에 시인의 충성스런 정이 흐르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그가 흥분했던 원인을 드러내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튿날에 올릴 상소문(封事) 때문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몇 번이고 물어보는 그의 조바심 어린 태도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