挽歌
장사 지낼 때
상여를 끄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여 부르는 시가
挽歌(만가) 1. 죽음에 이르러
有生必有死 (유생필유사)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 마련
早終非命促 (조종비명촉) 일찍 죽는 것도 타고난 팔자리라
昨暮同爲人 (작모동위인) 어제저녁에는 산 사람이었는데
今旦在鬼錄 (금단재귀록) 오늘 아침에 죽어 저승길 떠나네
魂氣散何之 (혼기산하지) 혼백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枯形寄空木 (고형기공목) 시체는 텅 빈 관속에 드네
嬌兒索父啼 (교아색부제) 아이들 아비 부르며 통곡하고
良友撫我哭 (양우무아곡) 벗들은 나를 어루만지며 우네
得失不復知 (득실불복지) 이제는 다시 득실 따지지 않고
是非安能覺 (시비안능각) 시비도 아는 척 않노라
千秋萬歲後 (천추만세후) 천년만년 오랜 세월 후에는
誰知榮與辱 (수지영여욕) 잘 살았다 못 살았다 알지 못하리
但恨在世時 (단한재세시) 오직 살아 생전의 한은
飮酒不得足 (음주부득족) 마음껏 술 마시지 못한 것뿐
挽歌 2. 죽고나서
在昔無酒飮 (재석무주음) 살아서는 술 없어 못 마셨거늘
今但澹空觴 (금단담공상) 이제는 공연히 술이 잔에 넘치네
春醪生浮蟻 (춘료생부의) 봄술 막걸리 쌀알이 떴거늘
何時更能嘗 (하시갱능상) 다시는 마시지 못하는 내 신세
肴案盈我前 (효안영아전) 안주 수북한 상을 내 앞에 두고
親舊哭我傍 (친구곡아방) 벗들 곡하며 나를 위로하네
欲語口無音 (욕어구무음) 말하려 해도 소리 안 나오고
欲視眼無光 (욕시안무광) 눈을 떠 보려 해도 빛이 없네
昔在高堂寢 (석재고당침) 전에는 높이 집에 누웠으나
今宿荒草鄕 (금숙황초향) 이제는 황폐한 풀밭에 묻히노라
一朝出門去 (일조출문거) 하루아침에 집 떠나가면
歸來夜未央 (귀래야미앙) 끝없는 어두운 밤에 되돌아 오리
挽歌 3. 땅에 묻히다
荒草何茫茫 (황초하망망) 거친 풀은 황량하게 우거져 있고
白楊亦蕭蕭 (백양역소소) 백양나무 또한 외롭게 자랐노라
嚴霜九月中 (엄상구월중) 차가운 서리 내리는 구월에
送我出遠郊 (송아출원교) 사람들은 동리 밖에서 나를 배웅하네
四面無人居 (사면무인거) 사방에 사람 사는 집 하나 없고
高墳正嶕嶢 (고분정초요) 높은 무덤만 여기저기 솟아 있네
馬爲仰天鳴 (마위앙천명) 말도 하늘을 우러러 울고
風爲自蕭條 (풍위자소조) 바람도 쓸쓸하게 불어온다
幽室一已閉 (유실일이폐) 무덤 한번 덮이고 나면
千年不復朝 (천년불복조) 영원히 아침 다시 못 보는 것
賢達無奈何 (현달무내하) 현명해도 도통해도 어쩔 수 없다
向來相送人 (향래상송인) 여지껏 나를 전송해 준 사람들
各自還其家 (각자환기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네
親戚或餘悲 (친척혹여비) 친척들은 혹 남은 슬픔 있어도
他人亦已歌 (타인역이가) 남들은 벌써 노래를 부르리라
死去何所道 (사거하소도) 죽고 나면 무엇을 말하리오
託體同山阿 (탁체동산아) 몸을 맡겨서 흙으로 돌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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