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바둑모임 뒷풀이

甘冥堂 2024. 6. 18. 11:40

처음 맛보는 진흙 오리구이
맛도,  분위기도 그럴듯하다.
무엇보다 함께 어울린다는 게 즐겁다.

이 모임은
얼마 전 부친장례를 치룬 분이
답례 겸 바둑모임을 소집한 것이다.

끝없는 구라에 시간은 흘러가고
음식점 마당에 있는 화톳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으며
그렇게 무더운 밤을 보냈다.


불행(?)하게도 며칠 전 과음으로 인한 술병이 낫지 않아
겨우겨우 술잔만 들었다 놨다, 손 운동만 했다.

추사 김정희께서 인생삼락을 일독이색삼주
(一讀二色三酒)라 했는데

그 人間三樂 중
二色은 이미 멀어지고
이제 三酒까지 저 하현달 너머로 사라지려 하네 그려.

안과 검진결과 눈은 아직 쓸만하다하니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다는 一 樂 (一讀)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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