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 송해 거리.
대한민국 늙은이들의 거리다.
가끔씩 들려 우거짓국에 소주 한잔. 또는
근처에서 이발을 하곤 했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우거지국은 3,000원
이발은 7,000원이 되었다.
물가가 사정없이 올랐다는 걸 실감한다.
송해 선생.
요즘 사는 게 이렇다오.
낙원상가 지하 식당가에서
열무국수에 막걸리 한잔. 그리고
파고다 공원 후문 근처에서
추억 어린 쌍화차 한잔으로 점심을 끝냈다.
소봉처사가 송해의 글을 보고 즉석에서 한 수 읊었다.
가는 인생 / 소봉
구부정한 어깨, 뒤뚝거리는 발걸음.
더듬한 말씨, 안 들리는 귀, 오물오물 주둥이.
별 거 아닌 일로 소리를 질러 주위를 놀라게 하고
대낮부터 술에 취해 인도에 드러누워 흥얼거린다
그 나이 되면 박사나 무지랭이나 가릴 것 없고,
교양이니 무식이니 따질 것도 없이
가진 자나 없는 자나 거기서 거기가 된다네.
바라는 건 단 하나.
지팡이에 의지한 몸,
언놈이 발길로 걷어차지나 말았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