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맛보는 진흙 오리구이
맛도, 분위기도 그럴듯하다.
무엇보다 함께 어울린다는 게 즐겁다.
이 모임은
얼마 전 부친장례를 치룬 분이
답례 겸 바둑모임을 소집한 것이다.
끝없는 구라에 시간은 흘러가고
음식점 마당에 있는 화톳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으며
그렇게 무더운 밤을 보냈다.
불행(?)하게도 며칠 전 과음으로 인한 술병이 낫지 않아
겨우겨우 술잔만 들었다 놨다, 손 운동만 했다.
추사 김정희께서 인생삼락을 일독이색삼주
(一讀二色三酒)라 했는데
그 人間三樂 중
二色은 이미 멀어지고
이제 三酒까지 저 하현달 너머로 사라지려 하네 그려.
안과 검진결과 눈은 아직 쓸만하다하니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다는 一 樂 (一讀)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