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양양 쉼터에 와서
집안을 둘러보다가 책 한권을 발견했다.
《저건너 강냉이 밭은》이란 제목이 붙어있는 책자.
2012년도에 소봉이란 작자가 지은 것이다.
'저건너 강냉이 밭은 작년 봄에도 묵었더니
올봄에는 나와 똑같이 묵어 나자빠졌네.
아리랑~'
들추어 읽어보니 옛 생각이 절로 난다.
그때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지?
어떤 글들은 지금의 내가 생각지도 못할 글도 있고,
어떤 글들은 그제나 이제나 비슷한 생각을 적은 글도 있다.
"아, 맞어. 그땐 그랬었지!"
불과 십여년 전일 뿐인데...
요즘은 남의 글 옮겨 적거나 패러디 하는게 일상이 됐다.
가담항설. 맨날 그게 그 소리.
떠오르는 내 생각은 없이 남의 글로만 소일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다.
하반기에는 과거 글들 중 그럴듯한 문장을 추려
순수한 '나만의 글'로 책을 엮어볼까?
100% 나만의 창작집을.
아마,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