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씨가 되는 말 ㅡ 詩讖論

甘冥堂 2024. 9. 23. 16:45

漢詩美學散策
씨가 되는 말 ㅡ 詩讖論

兄님!  그者 갔습니까?

詩에는 그 사람의 氣像이 절로 스며든다.

한 句節의 詩만 봐도 그 사람의 그 사람의 窮達을 占칠 수가 있다.
陽坡 鄭泰和(1602~1673)가 平安道 觀察使가 되었다.
當時 지은 春帖의 끝 句節에 이런 것이 있다.

關西老伯閑無事    關西 땅 늙은 守令 閑暇해 일 없는데
醉倚春風點粉紅   봄바람에 醉해 눕자 粉紅 꽃잎 點을 찍네.

    늙은 守令이 일이 없어 閑暇로우니 太平時節이 아니고 무엇인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醉興이 도도하다.

슬쩍 기대 눕자 꽃잎이 날려와 옷깃 위에 粉紅 繡를 놓는다.

世上에서 傳하기를 이 詩는 無限히 좋은 氣像이 있으니,

鄭泰和가 40年 동안 宰相 자리에 있으면서 富貴를 누리는 것이 모두 이 한 聯 가운데 있다고 했다.

<<水村漫錄>>에 보인다.

    鄭泰和는 當時 激浪의 朝廷에서 前後 다섯 次例나 領議政을 지냈던 人物이다.

하루는 鄭泰和가 아우 鄭知和(1613~1688)와 함께 舍廊에 앉아 있는데 宋時烈이 찾아왔다는 傳喝이 왔다.

두 사람은 當時 黨派 間의 葛藤으로 深刻한 對立關係에 있었다.

괄괄한 性品의 鄭知和가 "兄님! 나 그者와 마주치기 싫소.

내 저 다락에 올라가 있다가 그者가 가고 난 뒤 나오리다."

하고는 다락으로 올라가버렸다.

暫時 後 영문을 모르는 宋時烈이 들어왔다.

원체  입이 무거운 그였던지라 鄭泰和와 修人事를 나눈 後 彼此間에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그렇게 10分이 지나고 20分이 흘렀다.

 

다락에 숨어 있던 鄭知和는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房에서 소리가 나질 않자

宋時烈이  이미 돌아간 것으로 錯覺을 했다.

"兄님! 그者 갔습니까?"

主客이 말없이 앉아 있는 房에다 대고 냅다 소리를 질러버린 것이었다.

難處해진 鄭泰和가 臨機應變으로 둘러댔다.

"아! 아까 왔던 果川 山지기는 돌아가고, 只今 여기 尤庵 宋 大監이 와 계시네."

 

宋時烈이 돌아간 後 鄭泰和는 아우를 꿇어 앉혔다.

"나는 자네가 내 뒤를 이어 領議政이 되어줄 줄 알았네. 그런데,

오늘 하는 言動을 보니 領議政 그릇은 아닐세그려."

兄은 혀를 차며 아우를 峻截히 나무랐다.

뒤에 鄭知和의 벼슬은 右議政에서 그쳤다.

野談으로 傳하는 이야기다.

[註解]
峻截  (峻: 높을 준; 截: 끊을 절) 하다: 매우 威嚴이 있고 鄭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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