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에 살다보니 매번 도심지에 나갈 때 지하철만 이용하다가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내렸다. 청계천 보신각 옛 화신백화점 자리. 광화문쪽 달라진 모습을 바라본다. 인사동 입구 뒷골목에 이런 작품을 내다 걸어놓았다. -인생(人生)- 차창(車窓)을 내다볼 때 산도 나도 다 가더니 내려서 둘러보니 산은 없고 나만 왔네 다 두고 저만 가나니 인생인가 하노라. -이은상(李殷相, 1903-1982) 국일관 뒷골목. 호프 한 잔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아닌 30년 백수 소봉씨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