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往者不追 來者不拒 - 가는사람 잡지 말고 오는사람 막지 말라.

甘冥堂 2012. 4. 21. 08:06

往者不追 來者不拒

맹자의 '진심 장구 하'에 "가는 사람은 붙들지 않고 오는 사람은 거절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맹자가 제자들이 오거나 가거나 별로 상관하지 않고, 다만 진정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왔으면 받아들여 가르침을 주었다는 말입니다.

 

夫子之設科也는 往者를 不追하며 來者를 不拒하사 苟以是心으로 至커든 斯受之而已矣시니라

선생님이 과목을 설치하심은 가는 자를 쫓지 아니하며 오는 자를 막지 않으사 진실로 이 마음으로써 이르거든 이에 받을 따름이시니라.  

 

우리가 사는 동안에도 가끔 이 말이 쓰입니다.

저 싫어서 가는 것을 잡은들 무슨 소용이며, 무슨 연유로 나를 찾는지 제발로 온다는데 막을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갈 때 가는 것도 그 사람이요, 오고 싶을 때 오는 것도 똑 같은 그 사람입니다. 몸은 그 한사람인데 그 속에 담긴 마음은 여러가지로 종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직장에서도 우스개로 'go man go, is man is' 하면서 갈 사람은 가고, 남아 있을 사람은 남는 것을 당연시 했습니다

 

몸은 여기 있으되 마음이 다른 곳에 있는 것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 자리에 없는 것만도 못할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제일 중요한 사람이 누군가요?  '당신이 지금 마주 대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 인 것입니다. 그렇듯 중요한 사람이, 바로 당신 앞에서 당신이 아닌 다른 무엇을 생각하고 있다면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차라리 눈앞에 없느니만 못한 것입니다.

 

연인 사이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동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어려보면 모두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그건 이미 사랑도 아니지요. 이윽고 떠날 시간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가난하다고 서글퍼합니다. 그것도 어찌 생각하면 이와 똑같은 것입니다. 나와, 저 개도 물어가지 않을 재물이 바라보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상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돈 벌 기회들과 바라보는 바가 다르고, 또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재물이 저 싫다고 가버리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윽고 물정이 변하여 제발로 굴러 온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억지로 되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往者不追 來者不拒.

인생살이 고달프고 서운해도 옛 성인들이 말한 바를 되새긴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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