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향 일기는 서울과 문산 지방의 중간쯤에 해당되는 기온대다.
그래서 겨울이면 서울 중부지방의 온도 보다는 문산지방의 그것을 참고해야 한다. 그만큼 추웠다.
바로 서울에 붙어 있으면서도 분지형 마을이라 기온이 항상 서늘하고 낮은 편이다.
그래서 봄꽃이 피는 때도 서울 여의도 벚꽃 축제가 끝나고, 일산 호수 공원의 봄꽃이 거의 떨어질
때쯤 되어서야 만개한다. 그런 우리 고향에 벚꽃이 한창이다.
친척 형님이 조합에 다닐때, 온 동네의 신작로에 벚나무를 심었다. 벌써 30년이 넘었다.
동생과 같이 만개한 꽃길을 지나가며, 잠시 옛날 생각을 한다.
어머니가 어려운 병에 걸려 그저 운명만을 기다리고 계실 때, 수색에서 차를 내려 이 길을 걸어,
어머니가 누워 계신 고향집으로 오곤 했다.
산골고개를 넘어 인적도 끊긴 밤길을, 하얀 벚꽃길을 따라 1시간 가까이 걸어가야 한다.
이 길을,
이미 이 세상을 반 쯤 버리신 어머니가 누워 계시던 고향길을,
만가지 생각을 하며 걸었던 생각이 난다.
벚꽃이 떨어져 하얗던 밤길. 봄 바람은 왜 그리도 포곤했는지...
벌써 10년이 되어 간다.
....
游子吟 (유자음) / 孟郊
慈母手中線 (자모수중선) 자애로운 어머니 손에 들린 실은
游子身上衣 (유자신상의) 길 떠날 아들 옷 짓는 것이네.
臨行宻宻縫 (임행밀밀봉) 떠나기 전에 꼼꼼히 꿰매시며
意恐遲遲歸 (의공지지귀) 마음은 더디 돌아올까 걱정이시네.
誰言寸草心 (수언촌초심) 누가 말했나. 한치 풀같은 마음을 가지고서
報得三春暉 (보득삼춘휘) 삼춘의 햇빛 같은 어머니 사랑 보답할 수 있다고.
유자음은 나그네의 노래와 같은 뜻이다.
이 시는 맹교가 자기의 어머님을 생각하고 지은 시이다.
자식을 객지로 보내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걱정이 묘사 되어있다.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을 삼춘의 陽光에 견준다면 자식이란 그 햇빛 아래 돋아나는 풀과 같다는 것이다.
미력한 자식의 힘으로 위대한 어머님의 은혜에 어찌 다 보답하겠느냐는 것이다.
맹교의 54세 때의 작품이다.
늦게서야 겨우 진사에 급제한 그가 출세가 늦어 어머니를 편안히 잘 모시지 못했음을 자책한 시로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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