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蠧
上古之世에 人民少而禽獸衆하니 人民不勝禽獸蟲蛇한대 有聖人作하여 構木為巢以避羣害하니
而民說之하고 使王天下하여 號曰有巢氏라.
民食果蓏蜯蛤에 腥臊惡臭而傷害腹胃하니 民多疾病이라. 有聖人作하여 鑽燧取火以化腥臊하니
而民說之하고 使王天下하고 號之曰燧人氏하니라.
羣=群 果蓏蜯蛤(과라방함):나무열매, 풀열매,긴조개 둥근조개, 腥臊(성조) 비린내, 鑽鑽燧取火(찬수취화) 수목燧을 마찰하여 불을 얻다.
아득히 먼 옛날에는 사람들이 적고 짐승들이 많았기에, 사람들은 짐승들이나 벌레를 이기지 못했다. 성인이 나와서 나무를 얽어 새둥지 같은 집을 지어 여러 해로움을 피하게 하니, 사람들이 이를 기뻐하여 그로 하여금 천하에 왕 노릇 하게 하고서, 유소씨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나무 과실과 풀의 열매 또는 대합조개 같은 것을 먹었는데, 비린내와 악취가 나서 장위를 상하게 하여, 사람들에게 질병이 많았다. 성인이 출현하여 나무를 뚫고 비벼 불을 얻어서 비린내를 없애니 사람들이 이를 기뻐하여 그로 하여금 천하에 왕노릇을 하게 하고서, 수인씨라고 불렀다.
中古之世에 天下大水로대 而鯀禹決瀆하고 近古之世에 桀紂暴亂함에 而湯武征伐하니라.
今有構木鑽燧於夏后氏之世者면 必為鯀禹笑矣요, 有決瀆於殷周之世者면 必為湯武笑矣리라.
然則今有美堯舜湯武禹之道於當今之世者만 必為新聖笑矣리라.
鯀禹決瀆(곤우결독)곤과 우가 물길을 터서 소통시키다.
중고의 시대에 천하에 홍수가 지니 곤과 우가 도랑을 텄다. 근고의 시대에 걸과 주가 포악무도하여 탕과 무가 정벌하였다.
만약 하후씨의 시대에 나무를 얽어 새둥지 같은 집을 지었거나 나무 구멍을 비벼 불을 얻는 사람이 있었다면, 필시 곤이나 우임금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은나라 주나라의 시대에 물길을 트는 자가 있었다면 필시 탕과 무에게 비웃음을 당했을 것이다. (물길을 트는 것만으로 정치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조롱이다.)
그렇다면 만약 지금 시대에 요, 순, 탕, 무, 우의 도를 아름답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필시 새 임금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是以로 聖人은 不期修古하고 不法常可하며 論世之事하여 因為之備하니라.
宋人有耕田者한대 田中有株하여 兎走觸株하고 折頸而死하니 因釋其耒而守株하며
冀復得兎, 不可復得,而身為宋國笑하니라.
今欲以先王之政으로 治當世之民하면 皆守株之類也로다.
不法常可(불법상가) 옛 제도를 법으로 삼지 않고 釋其耒(석기뢰)그 쟁기를 풀어두다.
이 때문에 성인은 옛날 방식을 따를 것을 바라지 않고, 옛 제도를 묵수하지 않고서, 세상일을 논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그에 대비책을 강구한다.
송나라 사람중에 밭을 갈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밭 가운데 나무그루터기가 있었다. 토끼가 달려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밭을 걸던 사람이, 그일로) 인하여 쟁기를 풀어두고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다시 토끼를 얻게 되기를 바랐다. 토끼는 다시 얻을 수가 없었고 자신은 송나라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였다.
만약 선왕의 정치로써 지금 세상의 백성들을 다스린다면, 모두 (토끼를 잡기 위해) 그루터기를 지키는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儒以文亂法하고 俠以武犯禁한대 而人主兼禮之하니 此所以亂也니라.
夫離法者罪하되 而諸先王以文學取하고 犯禁者誅하되 而羣俠以私劒養이라.
故로 法之所非가 君之所取요 吏之所誅가 上之所養也라.
法趣上下의 四相反也하여 而無所定이면 雖有十黄帝라도 不能治也라.
故로 行仁義者는 非所譽이니 譽之면 則害功이요 文學者는 非所用이니 用之면 則亂法이니라.
羣俠(群俠)여러 유협
선비는 글로서 법을 어지럽게 하고, 협객은 무력으로 금령을 범하지만 임금은 다 같이 그들을 예로써 대하는데, 이것이 어지러워지는 까닭이다.
저들 법을 어긴 자는 죄를 받는데, 여러 선생들은 문장과 학술로써 임용된다. 금령을 범한자는 처벌되어야 하는데, 여러 유협들은 자객으로 길러진다.
그러므로 법령이 그르다고 하는 바가 임금이 취하는 바가 되고, 관리가 처벌하는 대상이 권세가들이 기르는 바가 된다.
법령과 관리 임용, 위에서 하는 일과 아래에서 하는 일, 이 네가지가 서로 모순되어 일정한 표준이 없다면, 비록 열명의 황제가 있어도 다스릴 수 없다.
그러므로 인의를 행하는 사람은 칭찬할 대상이 아니다. 그들을 칭찬하면 공을 해치게 된다. 문학에 종사하는 사람은 기용할 대상이 아니다. 그들을 기용하면 법을 어지럽힌다.
楚之有直躬한대 其父竊羊而謁之吏하니 令尹曰 殺之라 하고, 以為直於君而曲於父하여 報而罪之하였다.
以是觀之컨대 夫君之直臣은 父之暴子也로다.
魯人從君戰하여 三戰三北한데 仲尼問其故에 對曰 吾有老父하여 身死면 莫之養也니이다 하니
仲尼以為孝하고 舉而上之하였다. 以是觀之컨데 夫父之孝子가 君之背臣也로다.
謁之吏(알지리) 그것을 관리에게 고발하다.
초나라에 직궁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양을 훔치자 그 일을 관청에 일러 바쳤다. 영윤이 말하기를, "그를 죽여라" 라고 하였다. 임금에게는 정직하였을지라도 아버지에게는 잘못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판결하여 치죄하였다.
이로써 본다면 임금의 신하가 아버지의 난폭한 자식인 것이다.
노나라 사람이 임금을 따라 전쟁에 나갔는데, 세 번 싸워서 세 번 패하여 달아났다. 중니가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저에게 늙으신 부친이 계신데 제가 죽으면 봉양할 사람이 없습니다" 라고 하였다.
중니가 효성스럽다고 여기고 천거하여 윗자리에 앉게 하였다. 이로써 본다면 아비에게 효자가 임금에게는 배반하는 신하인 것이다.
故 令尹誅而楚姦不上聞하고 仲尼賞而魯民易降北라. 上下之利若是其異也한대 而人主兼舉匹夫之行하고
而求致社稷之福은 必不幾矣리라.
楚姦 초나라에서의 악행. 易降北(이항패) 항복과 도주를 쉽게 여기다. 不幾(불기) 바랄 수 없다. 幾=冀와 통하여 바란다의 뜻.
그러므로 영윤이 (직궁을) 죽이자 초나라에서는 죄행이 알려지지 않았고, 공자가 (달아난 병사에게) 상을 주게 하자 노나라 백성들은 항복하고 달아나는 일을 쉽게 여겼다. 위와 아래가 이롭게 여기는 것이 이와 같이 다른데, 임금이 필부의 행동을 아울러 취하면서 나라의 행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반드시 가망이 없는 일이다.
《韓非子: 五蠧 (오두)》
....
한비자(韓非)는 한나라 제후의 공자로 태어나 荀子에게 師事하였다.
진시황이 한비자의 오두편을 읽고 크게 감동하여 한비와 한번 만나기를 원하던 중 한나라 왕이 한비를 진나라에 사자로 보냄으로써 드이어 접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문수학한 李斯의 모함으로 투옥당하여 자살하고야 말았다.
한비의 중심사상은 법치사상인데 그의 논리는 순자의 성악설에서 유래되었다.
'오두'란 나무를 갉아먹는 다섯 종류의 좀벌레라는 뜻인데, 나라를 갉아먹어 피폐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비유한 말이다.
1.인의도덕의 정치를 주장하는 유가(儒家), 2.허튼말로 군주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유세객(遊說客)과 종횡가(縱橫家), 3.사사로운 무력으로 나라 질서를 해치는 유협(遊俠), 4.공권력에 의지해 병역이나 조세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는 권문귀족, 5.터무니없는 폭리로 농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상공인(商工人)이다.
한비는 이러한 다섯 좀벌레를 법의 힘으로 없애야 나라를 강하고 부유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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