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湖心亭看雪 - 호수 안 정자에서 눈 구경하다.

甘冥堂 2012. 6. 6. 08:59

 

湖心亭看雪   張岱

호수 안 정자에서 눈 구경하다.

 

崇禎五年十二月  余住西湖  大雪三日  湖中人鳥聲俱絶  是日更定矣.

숭정5년 십이월 내가 서호에 머물 때 큰 눈이 삼일이나 내렸다. 호수에는 사람소리 새소리 모두 끊이니

이때가 초경(밤9시)이 끝났음이라.

 

余拏一小舟  擁毳衣爐火  獨往湖心亭看雪  霧淞沆碭  天與雲與山與水  上下一白.

나는 조그만 배 한 척을 끌고 솜털 옷 입고 화로의 불을 끌어안고 홀로 호수 가운데 정자에 가서 눈 구경을 하였다.

눈처럼 변한 서리는 넓고도 대단했다. 하늘은 눈과 산과 물과 어울려 천지가 온통 흰색이었다.

 

湖上影子  惟長堤一痕  湖心亭一點  與余舟一芥  舟中人兩三粒而已.

호수위에 그림자라고는 오직  흔적같은 긴 제방, 호수안의 점 같은 정자 하나, 그리고 겨자씨 같은 나와 배,

배안의 두세 명의 쌀알 같은 점뿐이었다.

 

到亭上有兩人  鋪氈對坐.  一童子燒酒爐正沸  見余大喜曰  湖中焉得更有此人

정자에 도착하니 정자위에는 두 사람이 양탄자를 펴고 마주 앉아 있었다. 동자가 화로위에 술을 데우는데 마침 끓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호수 안에서 어찌 이와 같이 사람을 얻을(만날) 수 있겠는가.

 

拉余同飮 余强飮三大白而別 問其姓氏 是金陵人客此.

나를 끌어당겨 같이 마시자하니 나는 어쩔 수 없이 두세 잔 술을 마시고서 이별하며, 그들의 성씨를 물으니

이들은 금릉인으로서 이곳 여행객이었다.

 

及下船 舟子喃喃曰 莫說相公痴 更有痴似相公者.

배에서 내릴 쯤에 이르러 뱃사공이 중얼중얼 말했다.

상공이 어리석다고 말하지 말 것이네. 어리석기가 상공 같은 자들이 또 있었네.

 

호심정간설 -장대

숭정오년십이월 여주서호 대설삼일 호중인조성구절 시일경정의.

여나일소주 옹취의로화 독왕호심정간설 무송항탕 천여운여산여수 상하일백

호상영자 유장제일흔 호심정일점 여여주일개 주중인양삼립이이.

도정상유양인 포전대좌. 일동자소주로정비 견여대희왈 호중언득경유차인

납여동음 여강음삼대백이별 문기성씨 시금릉인객차

급하선 주자남남왈 막설상공치 경유치사상공자.

 

그림이 그려집니다.

넓디넓은 호수에 온통 흰 눈이 내려 새하얀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긴 제방과 정자, 그리고 나와 배. 이 모든 풍경이 겨자씨, 쌀알 같은 점점들이다.

 

옛 선인들의 풍류가 참으로 대단하다. 아름다운 산수와 낯 모를 여행자, 그리고 뱃사공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단 몇자로 이렇게 간결하고 그림같은  산문을 지을수 있다니.

 

호수 안 정자에 이르니 이 추운 섣달 야심한 밤에 눈 구경에 미친 사람이 또 있었으니....

눈을 즐기는 사람은 나름의 즐거움이 있으련만, 술 데우는 동자나, 노 젓는 뱃사공은 그 무슨 멋인가?

눈 구경에 미친놈(?)들을 위해 생고생을 하다니.

 

뱃사공의 중얼거림은 못마땅함 그 자체지만, 술 데우는 동자는 어떠한가?

그 향기로운 술도 한잔 못 마시고 쭈그리고 앉아있으니, 졸립기는 얼마나 졸릴 것이며 술 생각인들 어찌 간절하지 않으랴!

 

중국 명나라 崇禎 5년(1632년) 때의 글입니다. 작자 張岱는 晩明의 소품의 대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