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태초에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은 카오스(큰 틈)이고
그다음으로 생긴 것은 가이아(땅)와 에로스(사랑)이다. 여기서 에로스는 결합의 원리이다.
카오스에게서는 뉙스(밤)와 에레보스(어둠)이 생겨난다.
이 둘은 결합해서 아이테르(창공)와 헤메라(낮)를 낳는다.
뉙스(밤)는 그 밖에도 많은 자식을 낳는다.
이들은 대게 죽음. 운명, 고통 따위의 추상적이고 부정적인 개념들이다.
이 자식들 가운데서 에리스(불화)가 많은 자식들을 낳는다.
이 자식들은 모두 전쟁. 굶주림. 살인 따위의 더욱 부정적인 개념들이다.
한편 가이아도 다른 누구와 짝짓지 않고 혼자서 자식을 낳는다.
이들은 하늘(우라노스). 산(우레아). 바다(폰토스) 같이 이 세상을 구성하는 자연물이다.
가이아는 이 중에서 우라노스와 짝을 지어 다른 존재들을 계속 낳아 간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결합에서 태어난 존재들 중 가장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한 것은 열두 명의 티탄들이다.
그다음으로 인간에 가까운 것은 눈이 하나뿐인 퀴클롭스들이다.
이들은 나중에 제우스에게 천둥. 번개. 벼락을 만들어 준다.
가이아의 자식들 중 가장 괴물 같은 존재는 세 명의 헤카톤게이르이다.
이들은 팔이 100개. 머리가 50개씩 있는 존재이다.
우라노스는 태어난 자식들을 모두 가이아의 깊은 곳에 감추고 햇빛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가이아는 크로노스에게 강철로 된 낫을 주어 우라노스의 성기를 자르게 했다.
크로노스는 숨어 있다가 우라노스가 성적 결합을 위해 다가왔을 때 그의 성기를 잘라버렸다.
우라노스의 성기에서 핏방울이 땅에 떨어져 거기에서 복수의 여신(에라뉘스)과 기가스(거인).
그리고 물푸레나무 요정(멜리아)이 태어난다.
또 그 핏물이 바다에 떨어져 거기서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다른 티탄들 중, 테튀스와 오케아노스는 많은 강과 요정을 낳는다.
그중 저승 강 스튁스와 메티스, 칼륍소가 유명하다.
휘페리온은 해. 달. 새벽을 낳고, 새벽(에오스)은 바람과 별을 낳는다.
(신화의 세계: 강대진 지음)
가이아(땅) 는 자기가 낳은 자식 우라노스(하늘)와 결합하여 많은 자식들을 낳았지만
밤이고 낮이고 성적 결합을 하는 우라노스에게 불만을 품는다.
그 불만을, 그의 아들 크로노스에게 강철 낫을 주어
그 낫으로 그 애비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버리게 했다.
그 잘린 성기에서 떨어진 핏방울이 바다에 떨어져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웃긴다.
아무리 신화의 세계라지만 너무 심한 게 아닌가?ㅎㅎ
동양의 신화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이야기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장 고치기 (0) | 2024.03.01 |
---|---|
가장 멍청하지 않은 사람은 (0) | 2024.03.01 |
혈족과 인척간에도 혼인을 허용한다 (0) | 2024.02.27 |
마음을 다스리는 글 (2) | 2024.02.27 |
사마천의 계명우기(鷄鳴偶記) (1) | 2024.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