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한국 대표 명시선 100:이형기 낙화>
(작가) 이형기1933-2005. 경남 진주 출생. 시인. 대학교수.
존재의 무상함과 아름답게 사라져가는 소멸의 미학을 특유의 반어법으로 표현해 , 사라짐에 대한 존재론적. 사회학적 미학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1950년 진주 농림고 재학시<문예> 시 '비오는 날 ' 당선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