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五友歌

甘冥堂 2024. 11. 30. 14:11

 

 

조선 후기의 시인 고산 윤선도의 시조 ‘오우가’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소나무 대나무라.
동산에  오르니 그것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 하리?

구름 빛이 깨끗하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많구나.
깨끗하고도 그칠 때 없기로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는 듯 누래지니,
아마도 변치 아니할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땅속의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하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오우가(五友歌)'는 조선시대 문신인 고산 윤선도의 대표작이자

우리나라 고전시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오우가(五友歌)'라는 제목의 뜻은 '다섯 벗에 대한 노래'라는 말인데.

모두 6 수로 된 연시조다.

이 첫 번째 시조는 전체로 들어가는 인트로인 서시(序詩).

 

인트로는 ‘Introduction’의 줄임말로

어떤 내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거나

도입하는 부분을 말한다.

 

시인이 꼽는 다섯의 벗은 수석(水石), 송죽(松竹), 그리고 달이다.

나머지 5 수의 시조에서 이 다섯 벗에 대해 하나씩 그 덕목을 노래하는 형식이다.

 

시조 '오우가(五友歌)'는 시인이 56세 즈음에 전남 해남의 금쇄동에 은거하며 지은

시조 모음집 산중신곡에 실려 있다.

 

어지러운 국내외 정세(政勢) 속에서 삶의 과반을 유배와 은거로 보낸 시인.

그렇게 산전수전 다 겪은 시인은 특히 친구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오우가(五友歌)'에서 진정한 친구란 어떤 친구인가에 대한 덕목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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