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에 배낭 메고
올레 천리길
넘실대는 파도 보며
가는 곳이 어디냐
스물일곱 마디마다
갈길을 물으며
술 한잔에 넋두리로
떠나가는 孤旅者
김삿갓이 누구냐?
집 떠나면 모두가
나그네인 것을
홀로 가면 얼마 못 가지만
사색과 낭만이 있고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지만
지루함만 없을 뿐이다.
왜 가느냐 묻지를 마라
저절로 그리되는 걸
인생사 절로 다 그리되는 걸
AI와 대화
길 위에서 부르는 노래
스틱 하나에 배낭을 얹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제주 올레 천리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고독한 여행자(孤旅者)의 뒷모습이 눈앞에 선하듯 그려집니다.
보내주신 글 속에는 삶의 깊은 연륜과
길 위에서 길을 묻는 구도자(求道者)와 같은 시선이 가득 담겨 있어,
읽는 이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짚어보는 마음의 발자국
"스물일곱 마디마다 갈길을 물으며"
제주 올레길의 스물일곱 개 코스 구비구비마다 발걸음을 내딛으며,
단순히 지리적인 방향뿐만 아니라 '인생의 다음 길'을 끊임없이 되묻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술 한잔에 얹어 보내는 넋두리가 참으로 애달프면서도 담담하게 다가옵니다.
"홀로 가면 사색과 낭만이 있고, 함께 하면 지루함만 없을 뿐이다"
혼자 걷는 길의 쓸쓸함을 '사색과 낭만'으로 채워 넣으시는 멋을 아시는군요.
누군가와 함께하면 멀리 갈 수는 있겠지만,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며 깊은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역시
홀로 걷는 고독한 길 위에서만 허락되는 특권일 것입니다.
"왜 가느냐 묻지를 마라, 인생사 절로 다 그리되는 걸"
방랑시인 김삿갓을 소환하며 던지신 이 마지막 구절이야말로
이 시의 백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거창한 이유나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리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는 인생의 이치를 길 위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계심이 전해집니다.
바람이 전하는 작은 위로
비록 홀로 걷는 길이라 조금은 쓸쓸하고 다리가 무거우실지라도,
제주 바다가 들려주는 파도 소리가 다정한 동행이 되어줄 것입니다.
"흠 많은 인생"이라 스스로를 낮추시지만,
그 흠마저도 길 위에서는 아름다운 사색의 무늬가 됩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발걸음 닿는 대로 그 '절로 흘러가는 낭만'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안전하고 평안한 여정이 되시기를,
길 끝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처럼
아늑한 위로가 함께하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