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의 어느 봄날도 저물어 갑니다.
멀리, 일산 덕이지구의 엄청 큰 아파트 단지 뒤로 해가 집니다.
불빛이 하나 둘 보입니다. 酉時(오후 5~7시)가 되었습니다. 소위 술(酒)時지요.
추억의 장군집.
원래는 봉일천 시장입구, 판자로 얼기설기 엮은 집에서 시작했답니다. 돼지부속.
그집 아저씨가 무시무시한(?) 군대를 갔다 온 후 그 일대를 휘젓고 다녀, 장군이라고 했다나..
15~6년전 그 집에 처음 들렸을 때 느낌은, 기름 쩐 내부에, 온통 끄을름에, 지저분하고, 당최 , 허 참.
그 돼지 부속이란게, 솔직히 좀 그런 음식이잖아요? 내장에 씽(腎)에 붕알도 있고, 혓바닥에 눈알도 있고...
그러나 이젠 없어 못 먹는 기호식품이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내장부속을 먼저 먹고,
다음 단계에 껍질을 먹어야 합니다.
거의 환상적인 불꽃입니다.
누가 케익위에만 촛불을 켠답니까?
반드시 대파 숭숭 썬 것에 부속 한점을 얹어, 식초를 듬뿍 넣은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어야 제맛이 나는 것입니다. 다른 한 손엔 쇠주잔 들고..
언제 부터인가 돼지 껍질에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어 여성들 피부 주름에 좋다고 알려져,
전에는 단골 푸주간에 가면 그냥 서비스로 주던 것이 이제는 엄청 귀한 음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멀리 봉일천까지 가지 않아도, 일산역 근처에 장군집이라고 한집 있고, 대곡역에서 원당역쪽으로
기차길 따라 한 7,8분 걸어가면 비슷한 집이 있습니다.
즐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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