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우정과 배신 사이

甘冥堂 2011. 10. 14. 11:04

우정과 배신 사이의 간극은 얼마일까?

죽고 못살아 하던 부부도 등 돌리면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다던데.

 

요새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亡한 회사 대표라는 사람과 전직 차관이라는 사람의 관계가 보기에 민망하다.

얼굴 번질번질 윤기 흘리며 무슨 영웅이나 된듯 자랑스레 검찰청에 출입하는 모습이란,

폭로하려면 한번에 다 쏟아 내놓던가 하지. 질금질금 흘리는건 또 뭔 사내답지 못한 짓인가?

먹었다는 사람은 빙글빙글 웃으며 부끄럼 하나 없이 출입하고. 많이 해본 이력이 있다는 뜻인지.

 

줄 때는 무슨 마음으로 주고, 주고 나서는 무슨 마음으로 미주알 고주알 까발리는지.

먹은 자는 또 무슨 맘으로 먹었으며, 이제 와서는 아주 쬐끔 밖에 안 먹었노라고 발뺌하고 대질신문도 완강히 거절하니 참으로 한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준 자는 이유없이 무조건 줄 리 없고, 먹은 자는 그런 사정쯤은 이미 알고 먹었을테니.

준 자도 의리없는 자이요, 먹은 자도 나쁜 인간이다.

비유가 썩 적절하지는 않지만, 화간을 강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결국은 먹여주고 먹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똑 같은게 아닌가?

이런 자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하니 세상일 믿을 게 없다.

 

나쁜 놈도 위아래가 있을터이니, 어느 놈이 더 나쁜 놈일까?

무언가를 바라고 먼저 주었다면 그놈이 나쁜 놈이고, 먼저 달라고 해서 먹었다면 그 놈이 더 나쁜 놈이다.

법의 잣대는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좋은 것이 다. 누가 먼저야?

나같은 무지랭이가 판단해도 아주 간단한 것을 소위 士자라는 사람들은 그런 것 하나 제대로 못가리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누구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는 몰라도. ...

 

동양의 오랜 유가 사회에서는 배신자, 밀고자를 가장 추한 인간 파치로 여겼으나, 요즈음은 내부 고발자를 감싸 주어야 사회가 맑아진다는 해괴한 논리로 이들을 비호하고 부추기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 앞으로 이 사회는 배신의 사회가 될 것만 같다. 허기야 신뢰니, 의리니 우정을 따지면 무슨 조폭들의 세계를 연상시킬 정도가 되었으니 이게 뭐하자는 짓들인지 모르겠다.

 

새로 집권한 어떤 대통령이 대통령짓을 며칠 해 보고는, '세상이 이렇게 썩었을줄은 정말 몰랐다' 라고 크게 한숨지었다는 기사를 옛날에 본 적이 있다. 그후 벌써 2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 사회가 이렇게 속속들이 썩었나 생각하니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들 사이의 우정과 배신도 꼬인 새끼줄 같아, 어느게 福이고 어느것이 禍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돈없는 서민들에게는 참으로 '더러운 세상' 이란 생각이 안 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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