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雅號를 짓다.

甘冥堂 2011. 10. 15. 02:29

학당의 선생님으로부터 雅號를 받았다.

 

<甘冥堂>

莊子 雜篇 열어구(列禦寇) 제32. 4편.에서 따온 것으로

彼至人者 歸精神乎无始 而甘冥乎无何有之鄕 水流乎无形 發泄乎太淸.

(피지인자 귀정신호무시 이감명호무하유지향 수류호무형 발설호태청)

<지인이라고 하는 자는, 정신을 시작도 끝도 없는 허무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고,

有形을 초월한 無何有의 경지에 편히 잠들며, 일절 형체를 남기지 않은채 물처럼 흘러가고

지극한 淸虛를 생겨나게 한다.>

 

어려운 해석이다. 

무슨 도인의 경지 같기도 하고 자유인을 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작은 사람이 엄청 큰 집을 사사 받은 듯한 위압감을 느낀다.

 

내게 감히 가당키나 한 별호인가? 몇 번을 망설였다.

그러나 오랜동안에 걸쳐 나의 살아 가는 모습과 내가 원하는 삶과 인생 등,

여러모로 숙고하여 지어준 것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나에게도 바램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갖는 것이다. 모든 것으로 부터의 자유.

가능할 수야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그럴 수만 있으면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나의 이런 생각을 반영시킨 것 같기도 하다.

 

至人이란, 老子에서는 정치적 이상인으로서의 聖人이 등장하지만 莊子에서는 至人. 神人. 眞人같은

주체적 개인의 성격을 지닌 개념이다.

歸精神乎无始 : 무시(시작이 없는, 아주 먼  태초)에다가 정신을 돌리다.

无何有之鄕 : 어떤 것도 있지 않은 마을, 거침없는 그 무엇도 장애가 없는 마을.

水流乎无形 發泄乎太淸 :<經解>에는 虛에서 나와 허로 돌아감. 이라 함.

甘. 달다.

冥: 어두울 명. 물이 깊어 그 바닥이 안 보이는 것- 검은 빛갈. 玄의 의미와 비슷하다.

또 冥의 古字는 眠이며 甘眠은 安寢恬臥(안침념와-안락한 침대에 편안하게 엎드려 있다)를 말함.

<補正>에는 甘冥은 곧 酣眠 (달게 잠)이라 함.

 

同學들은 내게 너무 잘 어울리는 아호라고 축하해 주는데. 내 마음은 조금 벅찬 느낌이다.

어디 감히 이렇게 분에 넘치는 호를 쓸 자격이 있나.

 

<甘冥堂> 이라.

나도 모르는 나의 어떤 분위기가, 선생님으로 하여금 이런 류의 호를 짓게 했는지 모르겠다.

나를 겪은 분들이 그러하니, 조심스럽지만 내 생활속에 적응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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