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머피가 셀리를 만났을 때

甘冥堂 2012. 2. 9. 00:10

영화 제목 같지요?

전에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란 영화가 있긴 있었지요.

 

머피의 법칙, 혹은 셀리의 법칙을 아시지요?

머피의 법칙은 어떤 일이 자꾸만 꼬여 일이 잘 안 풀릴 경우에 쓰는 말이지요.

예를 들면, 버스를 한 20분 이상 기다려도 안 옵니다.  화가 나서 길 건너에 택시를 타려고

길을 건넜는데 그 기다리던 버스가 지나갑니다.

와! 성질 나겠지요?

우리 말에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강 비슷한 의미지요.

 

반면, 셀리의 법칙은 어떤 일이 우연히도 잘 풀려 하는 일 마다 잘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위의 영화에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화투놀이 할때 이런 경우라면 얼마나 신나겠어요?

우리 속담에" 저 년은 엎어져도 요강 뚜껑에 엎어진다니까!" 하는 질투어린 욕도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법칙은 무슨놈의 법칙. 생각만 바꾸면 간단하게 정리됩니다.

시외 버스를 타려고 정거장에 도착했으나 바로 직전에 버스가 떠나버린 경우.

머피의 법칙이니 뭐니 따질 것 없이, "아, 내가 두어시간 일찍 왔구나"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원망하는 것보다. 이렇게 느긋하게 생각하면 조금은 편해지지 않겠어요?

공항에 늦어 비행기를 놓쳤는데, 그 비행기가 그만 사고가 났다고 한다면, 그건 무슨 법칙입니까?

 

세상사가 자기 마음 먹은대로 되지도 않을뿐더러, 원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희일비 해 봐야 자신만 우습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사(가의:복조부)에 이런 시가 있습니다.

 

.....禍란 福이 기대고 있는 바이고, 복은 화가 숨어있는 바로다.

우환과 환희가 하나의 문에 몰려들고, 길흉이 한곳에 있도다.

....화를 입었으나 복이 함께하는 것은, 꼬아진 새끼줄과 어떻게 다른가?

 

그렇습니다.

무엇이 福이고 무엇이 禍인지, 어리석은 인간이 그걸 어찌 알겠습니까?

그래서 한자로 쓴 福禍도 얼핏 보면 비슷한 것입니다. 획수도 같습니다.

오늘 버스를 기다리며 문득 이런 하릴없는 생각을 해 봤답니다.

 

 내가 지금 머피일까, 셀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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