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自責》二首
朱淑眞
其一
女子弄文誠可罪 (여자롱문성가죄) 여자가 글 짓는다고 탓한다 하여도
那堪詠月更吟風 (나감영월경음풍) 달을 노래하며 바람에 읊조리고 싶은 마음 견딜 수 없네
磨穿鐵硯非吾事 (마천철현비오사) 철벼루 갈아 뚫어지게 글 짓는 것 내 일 아니니
繡折金針卻有功 (수적금침각유공) 수놓다 바늘 부러지는 것에 오히려 공이 있다네.
其二
悶無消遣只看詩 (민무소견지간시) 울적한 마음 달랠 길 없어 시를 읽으니
不見詩中話別離 (불견시중화별리) 시 속에는 이별의 말만 있구나.
添得情懷轉蕭索 (첨득정회전소삭) 정회는 쓸쓸하고 삭막해지기만 하는데
始知伶俐不如痴 (시지영리불여치) 비로소 알겠네 영리함이 어리석음만 못하다는 걸.
註釋
消遣: (소견) [xiāoqiǎn] 고민을 풀다. 마음을 달래다
蕭索: (소삭). 쓸쓸하고 삭막하다
▶朱淑眞: (생졸년 미상)
북송 말기 항주(杭州) 전당(錢塘) 사람. 또는 해녕(海寧) 사람이라고도 한다. 여류 화가.
도촌(桃村)에 세거(世居)했고, 자호는 유서거사(幽栖居士)다.
관료 집안 출신으로, 독서를 많이 했다. 시정의 민가로 시집갔다가 이혼한 뒤 친정에서 쓸쓸히 생애를 마쳤다.
매화와 대나무 등을 잘 그렸고, 원망과 근심, 애상이 담긴 시를 많이 지었다.
후세에 만들어진 『단장집(斷腸集)』과 『단장사(斷腸詞)』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