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밥은 먹었니?

甘冥堂 2025. 1. 9. 17:31

밥은 먹었니?

평생 쌀농사만 짓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고향을 지켰던 오빠가 지금도 쌀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매년 추수가 끝나면 윤기 흐르는 햅쌀을 받아서 잘 먹고 있습니다.

분명 오빠가 보내준 쌀이건만 그 쌀부대를 보면
저는 언제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밥은 먹었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 어찌어찌 살아보겠다는 막내딸이 눈에 밟히셨는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어머니는 제가 밥을 먹었는지부터 항상 물어보셨습니다.

그 짧은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는지는
두 명의 아이 엄마가 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배곯고 다니지는 않지?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하는 일이 힘들지는 않고?
사랑한다.'

그리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습니다.
오늘따라 사랑한다는 말을 밥 먹었냐는 말로 대신하던 어머니가 정말 그립습니다.

사랑을 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짧은 인사말, 환한 미소, 상냥한 손짓 등
말로 하지 않아도 사랑을 담아 전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이미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뿌린 아름다운 사랑은
비록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언제나 세상을 밝히며 남아있을 겁니다.


# 오늘의 명언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 빅터 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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